오늘의 사자성어
사자성어에서 배우는 교훈
약팽소선(若烹小鮮)의 리더십
노자가 이야기 한 정치는 위자패지 집자실지(爲者敗之, 執者失之)에 스며들어 있다. "하려는 자는 패할 것이며. 가지려는 자는 잃을 것이다." 천하가 돌아가는 것은 불가사의한 그릇과 같아서 사람이 억지로 어찌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잘하려고 애쓰면 실패하기 십상이고, 꽉 잡고 장악하려 하면 천하는 어느새 손아귀가 아닌 밖에서 침을 뱉는게 현실이다. 나라를 다스릴 때도 이와 같아서 사사건건 간섭하지 말고 자율성을 살려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치를 무위(無爲)로 읽은 노자는 리더십의 교본을 남겼다. 도덕경이다.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 若烹小鮮)은 도덕경 60장에 나오는 경구다. 직역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생뚱맞게 무슨 생선 굽는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노자식 유추법이다.
신라 향가 안민가처럼 백성이 편한 정치를 하려면 군군신신민민(君君臣臣民民)이라 돌직구를 날리는 것보다 에둘러 이야기한 것이지만 생선 굽는 일을 직접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게 녹록치 않다. 자칫 잘못 건드리면 익지도 않은 살이 부서져 버리기 십상이고 그냥 놔 뒀다간 등짝이 새까맣게 타버려 먹지도 못하는 모양이 된다. 잘 익을 때까지 가만히 놓아 두는 일, 약팽소선은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당을 일류국가로 만든 현종은 집권 초반기동안 노자의 정치철학을 실천으로 옮긴 사람이다. 그의 능력은 사람을 쓰는 방법이었다. 현종은 집권하자 송경을 재상으로 앉혔다. 사심이 없고, 직언을 마다하지 않는 대쪽 재상이었다. 노회한 송경이 물러나자 현종은 한휴를 불렀다. '돌직구'라는 별명을 가질 법한 바른생활 사나이가 한휴였다. 한휴의 직언은 현종을 경계하게 했다. 현종은 연회를 할 때마다 도가 지나치지 않은가 걱정을 하면서 '한휴가 알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아부로 세상을 훔친 간신들은 현종을 향해 "한휴가 재상이 되고 나서 폐하께서 여위셨습니다"라며 한휴를 비방했지만 현종은 "내가 여위어도 천하의 백성은 그 덕분으로 살찐다면 그것으로 좋지 않겠는가"라며 되받아쳤다. 밝은 기운이 살아 있을 동안 현종은 송경이나 한휴같은 인재를 통해 치세를 폈지만 말년에 갈수록 입 안의 혀처럼 구는 간신들에 마음을 주고 말았다. 치자의 반면교사로 좋은 텍스트 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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