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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봄바람-장수남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아침 햇살 아무도 모르는 척 지그시 눈감으면 징검다리 건너온 꽃샘바람 나 몰래 우리 누나 젖가슴 훔쳐보고 수줍은 우리 누나 속치마 펄럭이면 봄바람 타고 서울 간다네. (장수남·시인, 1943-) 더보기
봄바람 -정연옥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나 이 봄에 푹 빠졌어요 이 봄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할까 걱정인 걸요 봄바람 났다 소문날지도 몰라요 알잖아요 내가 얼마나 봄이 빨리 지나기를 원했는지 내 날 속에 봄은 없다 했잖아요 이제 나 변해 가고 있어요 봄 속에 왜 빠졌는지도 몰라요 우리 봄바람 맞아 봐요 보채고 떼쓰는 이 봄바람을 어찌할까요 감질나게 그리운 유년을 기억하며 우리 누가 더 그리워하는지 내기할까요? (정연옥·시인) 더보기
봄바람 -강신갑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봄바람 불어 미지로 향하는 발길 양지바른 언덕에 파릇파릇 새싹 돋았네. 물가 윤기 흐르는 나무에 사뿐사뿐 앉았다 날며 지저귀는 새 인고의 기다림을 노래하는가. 나비는 아지랑이 피는 둑길로 올까. 제비는 강 건너 벌판을 달려오겠지. 천사를 고대하는 풋풋한 마음 가슴 활짝 열고 봄바람 가득 담아 짙은 그리움 물들여 하늘로 하늘로 띄워봅니다. (강신갑·시인, 1958-) 더보기
봄바람-최해춘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잠 깨는 누에처럼 꼬물거리다 하양나비 날개처럼 팔랑거리며 보드라운 손 내밀어 꽃구경 가자고 산 넘고 물 건너 온 살결 고운 처녀 언덕에서 놀자고 풀잎 끝에 놀자고 흐드러진 풀꽃잔치 차려 놓고서 치맛자락 살랑대는 살가운 처녀 맴돌며 손짓하다 수줍어하고 가만히 다가와서 눈웃음 치며 속사랑에 가만히 불을 지피는 봄볕 속에 태어난 어여쁜 처녀 (최해춘·시인, 경북 경주 출생) 더보기
봄바람·3 -양채영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3 너는 매화꽃 가지에 은은히 숨어 있다 목련꽃에서는 더 환하다 절벽 난간 붉은 진달래꽃 신라적 노인의 헌화가의 간절한 숨소리로 너는 하늘거린다 새소리에도 봄물살에도 허리를 뒤틀며 재잘대고 깔깔댄다 눈을 감아도 너는 내 볼을 부비며 내 가슴을 파고든다 (양채영·시인, 1935-) 더보기
봄바람-서지월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봄바람은 언덕을 넘어서 계곡을 넘어서 마을로 불어 와 뒷돌담을 몰래 넘어서 장독대를 넘어서 마당으로 치달아 먼지 날리고 한차례 지붕을 넘어가며 내게 잘 있어라 잘 있어라 당부하고는 먼 벌판에서 서성이다가 다시 山이마로 가서 진달래 붉은 꽃을 피워서 마을을 훤히 내려다보면서 나오너라 나오너라 하더라 볼일 없이 나가서 무엇 하나? 꼼짝 않고 드러누워 천장 보는데 미련하게 드러누워 밥도 굶는데 돈 없어도 좋으니 나오라 나오라 명령하더라. (서지월·시인, 1956-) 더보기
봄바람-이문조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유채꽃이 보고 싶다 제주도 봄바람에 춤추는 노오란 유채꽃이 동백꽃이 보고 싶다 여수 오동도 눈 속에서 피어난 빠알간 동백꽃이 매화가 보고 싶다 섬진강가 꽃 대궐 분홍 매화가 산수유가 보고 싶다 산동 마을 물들인 노오란 산수유가 봄바람 살랑살랑 고질병 봄바람이 도지나 보다. (이문조·시인) 더보기
달-홍성운 (좋은 시 감상) 좋은 시 감상 달 홍성운 미루나무 까치집 월세로 세줬나 보다 아파트 불빛들이 하나둘 지워질 즈음 보름달 떡하니 앉아 우듬지가 휘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초등학교 친구 같은 창문을 도닥이는 달빛이 반가워서 말없이 따라 나선다 길모퉁이 호프집 달 홍성운 미루나무 까치집 월세로 세줬나 보다 아파트 불빛들이 하나둘 지워질 즈음 보름달 떡하니 앉아 우듬지가 휘어진다 오랜만에 찾아온 초등학교 친구 같은 창문을 도닥이는 달빛이 반가워서 말없이 따라 나선다 길모퉁이 호프집 더보기
봄바람 -고훈 목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보이지 않는다 하여 우리를 모른다 하지 말라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다 보잘것없다 하여 하찮게 생각하지 말라 누군가 하는 일 다할 수는 없으나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우리는 하고 있다 빈손으로 돌아간다 하여 헛수고라 생각하지 말라 우리로 하여 얼어붙은 대지는 생명 기지개 펴고 벗은 나무는 잎을 내고 잠자는 모든 것은 깨어난다 사랑하는 모든 이여 오늘은 우리 모두 하늘 바람이 되고 봄이 되고 싶지 않는가 (고훈·목사 시인, 1946-) 더보기
봄바람-심지향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밤새 긴 기다림으로 영롱하게 빚어낸 이슬 한 방울 톡 떨어뜨리고 연분홍 벚꽃 봄나들이 가자고 살며시 불러모아 연못에 퐁당 빠뜨리고 설레는 가슴 안고 꽃 마중 나온 봄처녀 살금살금 다가가 두 볼에 살짝 입 맞추고 (심지향·시인, 1948-) 더보기
봄바람-정세훈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칼보다 아프구나 졸리웁게, 졸리웁게, 불어오는 저 산들한 봄바람 (정세훈·시인, 1955-) 더보기
봄바람-임영준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어찌 안으로만 파고드는지 빛살도 어지러워 휘청거리는데 앞섶을 열고 방심을 부추기는 솜털 분분한 가락이여 (임영준·시인, 부산 출생) 더보기
봄바람-차성우 교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들길에 봄바람 불어오면은, 시냇물에 송사리 떼 송송송. 울 밑에 병아리들 뿅뿅뿅 내 맘에 그대 생각 솔솔솔. (차성우·교사 시인, 경남 거창 출생) 더보기
봄바람-김종해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 개같이 헐떡이며 달려오는 봄 새들은 깜짝 놀라 날아오르고 꽃들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속치마 바람으로 반쯤 문을 열고 내다본다 그 가운데 숨은 여자 정숙한 여자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목련꽃 한 송이 탓할 수 없는 것은 봄뿐이 아니다 봄밤의 뜨거운 피가 천지에 가득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뜨뜻해지는 개 같은 봄날! (김종해·시인, 1941-) 더보기
봄을 먹다 -김종제 교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봄을 먹다 봄은 먹는 것이란다 제철을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올랐으니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것이란다 얼었던 땅을 쑤욱 뚫고 올라온 푸르고 향긋한 쑥에 깊은 바다 출렁거리는 멸치 한 그릇 받아 쌈 싸서 먹어 보아라 봄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육질의 맛이다 生으로 먹으니 날맛이란다 자연에서 방금 건져내서 싱싱하다 매화 넣고 진달래 넣고 벚꽃도 넣고 빗물에, 산들바람에, 햇살에 한바탕 버무렸으니 저 봄을 뼈째 썰어 먹는 것이란다 살짝 씹기만 해도 뭉그러질만큼 살이 부드럽다 우리네 산하가 국그릇에 담겨 있어 후루룩 봄을 들여마시는 것이란다 맑고 담백한 봄국으로 입안에 향기가 가득 퍼지니 갓 잡아 비릿하면서도 감칠맛의 봄은 따스한 국밥이란다 허기진 속을 달래주는 부엌의 뜨거운 솥의 탕 같은 것이란다 (김종제·교사 시인,.. 더보기
나는 봄이었는가 -윤광석 목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나는 봄이었는가 봄이 오고야 나는 나의 봄을 생각한다 나는 봄이었는가 바람 부는 날에도 눈보라 머리 풀어헤치던 날에도 나는 봄이었는가 봄은 봄이라 말하지 않는다 조용히 수줍게 올 뿐 나는 친구를 사랑하였는가 따듯한 마음을 꺼내어 주고 싶을 때 아픔 많은 친구를 위해 나눠줬는가 마땅히 줄 것 없어도 따듯한 마음을 내어주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다 나는 봄이었는가 봄이 오고야 나는 나의 봄을 생각한다 따듯하자고 만나는 사람을 흐뭇하게 하고 시냇물 졸졸 흐르게 하자고 꽃이 피면 새들은 천리 밖에서 온다 꽃이 피면 나는 봄이 되고야 만다. (윤광석·목사 시인) 더보기
봄날의 산책-박순희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날의 산책 어떤 길은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 낯설지 않은 길, 길을 음미하며 찬찬히 걷다보면 나는 어느새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흔들흔들 걸음을 옮기면 그 사람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람을 닮은 물푸레나무 아래 앉아 이야기하듯 잠깐 졸기도 하는 것이다. 맨몸을 드러내며 그 사람 앞에서 춤추다 무거운 햇살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다. (박순희·시인) 더보기
햇빛이 말을 걸다-권대웅 시인 (좋은 시 감상) 햇빛이 말을 걸다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권대웅·시인, 1962-) 더보기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김용화 시인 (좋은 시 감상)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내 마음에도 봄이 오면 노랗고 빨간 꽃들이 지천으로 필까. 파아란 하늘 아래 연한 바람이 불고 연녹색 환희로 가슴 벅찰까. 오순도순 웃음소리가 들리고 포근한 정이 보드랍게 쌓일까. 내가 순수했던 어릴 적엔 몰랐네 마음에도 오솔길이 있었고 마음에도 꽃길이 있었고 내가 어른이 되어서야 알았네 마음에도 겨울이 길어 찬바람 불고 마음에도 슬픔이 많아 꽃이 진다는 걸.. 아무래도 내일은 태양을 하나 따서 불지펴야겠다. 언 땅을 녹이고 언 마음을 녹이고 차가운 겨울 단숨에 떨쳐내고 꽃잎 같은 봄 하나 만들어야겠다. 마음에 푸른 숲 만들며 살아야겠다. 꿈결같은 그 숲길 나란히 걸으며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어야겠다. (김용화·시인, 1971-) 더보기
그해 봄-도종환 시인 (좋은 시 감상) 그해 봄 그해 봄은 더디게 왔다 나는 지쳐 쓰러져 있었고 병든 몸을 끌고 내다보는 창 밖으로 개나리꽃이 느릿느릿 피었다 생각해보면 꽃 피는 걸 바라보며 십 년 이십 년 그렇게 흐른 세월만 같다 봄비가 내리다 그치고 춘분이 지나고 들불에 그을린 논둑 위로 건조한 바람이 며칠씩 머물다 가고 삼월이 가고 사월이 와도 봄은 쉬이 오지 않았다 돌아갈 길은 점점 아득하고 꽃 피는 걸 기다리며 나는 지쳐 있었다 나이 사십의 그해 봄 (도종환·시인, 1954-) 더보기
사람들-강민숙 시인 (좋은 시 감상) 사람들 봄은 얼음장 아래에도 있고 보도블록 밑에도 있고 가슴속에도 있다 봄을 찾아 얼음장 밑을 들여다보고 보도블록 아래를 들추어보고 내 가슴속을 뒤지어 보아도 봄은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버스, 엘리베이터 속에서 나는 봄을 보았다 봄은 사람들이었다. (강민숙·시인, 1962-) 더보기
난생처음 봄-김병호 시인 (좋은 시 감상) 난생처음 봄 풀 먹인 홑청 같은 봄날 베란다 볕 고른 편에 아이의 신발을 말리면 새로 돋은 연둣빛 햇살들 자박자박 걸어 들어와 송사리 떼처럼 출렁거린다 간지러웠을까 통유리 이편에서 꽃잠을 자던 아이가 기지개를 켜자 내 엄지발가락 하나가 채 들어갈까 말까 한 아이의 보행기 신발에 봄물이 진다 한때 내 죄가 저리 가벼운 때가 있었다. (김병호·시인, 1971-) 더보기
봄-김필연 시인 (명시감상) 봄 봄은 그 이름만으로도 달뜬다 예서 제서 쭈뼛거리는 것들 쭈뼛거리다 돌아보면 터지고 터지다 못해 무덤덤한 심장까지 쫓아와 흔들어대는 연초록 생명에 오색 꽃들에..., 하늘마저 파래 주면 꽃잎 날리듯 심장도 풋가슴으로 춤을 춘다 애먼 걸 둘러대어도 이유가 되고 용서가 될 것만 같은 봄, 봄. (김필연·시인) 더보기
봄꽃-함민복 시인 (좋은 시 감상) 봄꽃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함민복·시인, 1962-) 더보기
봄이 오는 모습 -차영섭 시인 (좋은 시 감상) 봄이 오는 모습 봄은 나 봄입네 하고 오지 않는다 속으론 봄이면서 겉으론 겨울인 양 온다 그러다가 들통이 나면 그때야 비로소 꽃망울을 터트린다 경제도 그렇고 불황에서 호황이나 좋은 일은 그렇게 오는지 모르게 온다 (차영섭·시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