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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잠 깨는 누에처럼
꼬물거리다
하양나비 날개처럼
팔랑거리며
보드라운 손 내밀어
꽃구경 가자고
산 넘고
물 건너 온
살결 고운 처녀
언덕에서
놀자고
풀잎 끝에
놀자고
흐드러진 풀꽃잔치
차려 놓고서
치맛자락 살랑대는
살가운 처녀
맴돌며 손짓하다
수줍어하고
가만히 다가와서
눈웃음 치며
속사랑에 가만히
불을 지피는
봄볕 속에 태어난
어여쁜 처녀
(최해춘·시인, 경북 경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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