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좋은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버지의 거리-조준경 (명시감상) 명시감상 아버지의 거리 조준경 늘 같은 거리 그만큼 내가 멀어져도 그만큼 그만큼의 거리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말없이 이제는 나도 그만큼 아버지의 거리 조준경 늘 같은 거리 그만큼 내가 멀어져도 그만큼 그만큼의 거리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말없이 이제는 나도 그만큼 더보기 사과(謝過)-김은진 명시감상 사과(謝過) 김은진 한쪽 귀퉁이 멍이 든 사과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칼날로 도려낼까 망설이다가 베어 물었다. 푸석한 질감에 찌걱찌걱 베어 나오는 떫은맛, 곰살맞지 못한 말투로 그를 대하고 홀로 앉아 씹어보는 눈물 맛. 입안에서 피어나는 사과 꽃향기 오물거리며 정작 전하고 팠던 달콤한 그 말 멍울멍울 꽃으로 핀다. 사과(謝過) 김은진 한쪽 귀퉁이 멍이 든 사과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칼날로 도려낼까 망설이다가 베어 물었다. 푸석한 질감에 찌걱찌걱 베어 나오는 떫은맛, 곰살맞지 못한 말투로 그를 대하고 홀로 앉아 씹어보는 눈물 맛. 입안에서 피어나는 사과 꽃향기 오물거리며 정작 전하고 팠던 달콤한 그 말 멍울멍울 꽃으로 핀다. 더보기 사랑의 힘-이만재 (명시감상) 명시감상 사랑의 힘 이만재 시간의 채찍아래 죽음을 향한 이유 없는 투쟁 앞선 이 얼굴의 깊이 패인 상처들은 삶과 맞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망자(망자)가 쟁취한 승리를 엄숙한 진혹곡으로 알리는 이유를 갓난아기 울음 속 행진곡에 맞춰 삶이 대열은 한 걸음 더 전진할 뿐 불가항력적인 이 투쟁에서 우리가 가진 무기는 단 하나 세월의 강도 거스르는 진리 운명의 선로도 바꾸는 기적 사랑의 힘 이만재 시간의 채찍아래 죽음을 향한 이유 없는 투쟁 앞선 이 얼굴의 깊이 패인 상처들은 삶과 맞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망자(망자)가 쟁취한 승리를 엄숙한 진혹곡으로 알리는 이유를 갓난아기 울음 속 행진곡에 맞춰 삶이 대열은 한 걸음 더 전진할 뿐 불가항력적인 이 투쟁에서 우리가.. 더보기 누수(漏水)-김유선 (명시감상) 명시감상 누수(漏水) 김유선 사람 몸이 물이라니 사람 꿈도 물이어서 꿈만 꾸다가 깬 어느 새벽 누수가 되어버린 몸의 꿈을 본다 언제부터일까 누수된 사랑 누수된 믿음 믿음의 70&가 누수되니 말에도 물이 없어 부딪칠 때마다 소리가 난다. 누수(漏水) 김유선 사람 몸이 물이라니 사람 꿈도 물이어서 꿈만 꾸다가 깬 어느 새벽 누수가 되어버린 몸의 꿈을 본다 언제부터일까 누수된 사랑 누수된 믿음 믿음의 70&가 누수되니 말에도 물이 없어 부딪칠 때마다 소리가 난다. 더보기 휠체어에게-박병권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휠체어에게 박병권 고통으로 내리막길 달리는 가파른 너의 몸짓 힘겨운 너의 두 바퀴 하루 종일 눈물로 버둥거리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멈춰 있다가도 바퀴가 구르는 만큼 불안한 시간의 연속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는 너는 오늘 또, 누군가의 절망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슬퍼마라. 구르는 순간마다 한줄기 희망이라도 숨 가쁘게 따라 올 테니. 휠체어에게 박병권 고통으로 내리막길 달리는 가파른 너의 몸짓 힘겨운 너의 두 바퀴 하루 종일 눈물로 버둥거리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멈춰 있다가도 바퀴가 구르는 만큼 불안한 시간의 연속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는 너는 오늘 또, 누군가의 절망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슬퍼마라. 구르는 순간마다 한줄기 희망이라도 숨 가쁘게 따라 올 테니. 더보기 바다-문무학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바다 문무학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 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바다 문무학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 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더보기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전원범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 전원범 새들이 앉은 자리 가느다란 나무가지가 조용히 몸을 낮춘다 낮춘 채 가만히 숨을 들이 쉬더니 새들이 떠난 뒤에 '휴-'하고 숨을 내쉬며 조용히 일어서서 제자리로 간다. 아 나무도 저리 생각이 깊구나 작은 나무가지도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 전원범 새들이 앉은 자리 가느다란 나무가지가 조용히 몸을 낮춘다 낮춘 채 가만히 숨을 들이 쉬더니 새들이 떠난 뒤에 '휴-'하고 숨을 내쉬며 조용히 일어서서 제자리로 간다. 아 나무도 저리 생각이 깊구나 작은 나무가지도 더보기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문충성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문충성 달빛이 새하야니 밝다 험난했지만 아름다운 길 그 길 위로 달빛이 쏟아지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문충성 달빛이 새하야니 밝다 험난했지만 아름다운 길 그 길 위로 달빛이 쏟아지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더보기 나란희-강인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나란히 강인호 전주 전미동에서 구천동 산골마을로 이름 하나 가져와 나란히 올리고 나란한 것들이 이쁘고 애틋했었지요 우리 이제 귀밑머리 하얗게 늙어 같은 날 나란히 떠나진 못하겠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설천봉 나란한 주목이나 되었으면 나란히 강인호 전주 전미동에서 구천동 산골마을로 이름 하나 가져와 나란히 올리고 나란한 것들이 이쁘고 애틋했었지요 우리 이제 귀밑머리 하얗게 늙어 같은 날 나란히 떠나진 못하겠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설천봉 나란한 주목이나 되었으면 더보기 사랑을 삼킨 바람-김영찬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2013 시민공모작 사랑을 삼킨 바람 김영찬 초록을 뚫고 달린다 꽃 달린 이슬이 알알이 맺히고 온 몸으로 달려드는 푸른 물방울 그대가 부르는 메아리 꿈의 터널 아, 나는 사랑을 삼킨 바람 그대를 노래하는 파랑새 춤추는 숲 속의 초록 잎사귀 신비의 비밀 문이 파르르 벙글면 숲은 문을 열어 꽃을 깨운다 사랑을 삼킨 바람 김영찬 초록을 뚫고 달린다 꽃 달린 이슬이 알알이 맺히고 온 몸으로 달려드는 푸른 물방울 그대가 부르는 메아리 꿈의 터널 아, 나는 사랑을 삼킨 바람 그대를 노래하는 파랑새 춤추는 숲 속의 초록 잎사귀 신비의 비밀 문이 파르르 벙글면 숲은 문을 열어 꽃을 깨운다 더보기 난산(卵山)에 가서-정영주 (명시감상) 명시감상 난산(卵山)에 가서 정영주 지는 해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나무들 뜨거워 온몸 비틀지만 해는 꿈쩍도 않는다 붉은 알을 낳는 해 나무들 뿌리채 흔들어 태우고 하늘은 온통 하혈이다 난산(卵山)에 가서 정영주 지는 해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나무들 뜨거워 온몸 비틀지만 해는 꿈쩍도 않는다 붉은 알을 낳는 해 나무들 뿌리채 흔들어 태우고 하늘은 온통 하혈이다 더보기 밥상 앞에서-김창완 (명시감상) 명시감상 밥상 앞에서 김창완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은수저로 밥을 먹은 지 몇 십 년째인가 내 머리카락이 인제는 은수저 빛깔인데 오늘도 따뜻한 한 그릇의 밥 밥 옆에 내외처럼 놓인 따끈한 국 그 앞에 새끼들처럼 옹기종기 모인 김치보시기 나물접시 간장종지 들 아내는 평생 밥상을 차리고 우리는 그 밥을 먹고 이렇게 살아 있구나 아하 그렇구나 아내는 우리의 목숨이구나 밥상 앞에서 김창완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은수저로 밥을 먹은 지 몇 십 년째인가 내 머리카락이 인제는 은수저 빛깔인데 오늘도 따뜻한 한 그릇의 밥 밥 옆에 내외처럼 놓인 따끈한 국 그 앞에 새끼들처럼 옹기종기 모인 김치보시기 나물접시 간장종지 들 아내는 평생 밥상을 차리고 우리는 그 밥을 먹고 이렇게 살아 있구나 아하 그렇구나 아내는 우리의.. 더보기 내 사랑은- 이향지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내 사랑은 이향지 내 사랑은 길고 깊은 골절의 와중 뼈 주러진 아내를 위해 우족을 씻고 있는 남자의 물 묻은 손등 위 뼈 부러진 아내를 위해 젖은 홍화씨를 볶고 있는 남자의 구부정한 어깨 위 뜨거운 솥 안에서 하염없이 휘둘리고 있는 나무주걱의 자루 끝 내 사랑은 이향지 내 사랑은 길고 깊은 골절의 와중 뼈 주러진 아내를 위해 우족을 씻고 있는 남자의 물 묻은 손등 위 뼈 부러진 아내를 위해 젖은 홍화씨를 볶고 있는 남자의 구부정한 어깨 위 뜨거운 솥 안에서 하염없이 휘둘리고 있는 나무주걱의 자루 끝 더보기 그대여-정민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그대여 정민호 그대여, 꽃 속에 맺힌 아침 이슬을 받아 보아라. 그렇게 어리는 맑은 순정을 읽어 보아라. 그애여, 아침에 내리는 첫눈의 푸른 보드라움을 가만히 손바닥에 놓아 보아라. 그리고 가만히 머리 숙여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아라. 그대여 정민호 그대여, 꽃 속에 맺힌 아침 이슬을 받아 보아라. 그렇게 어리는 맑은 순정을 읽어 보아라. 그애여, 아침에 내리는 첫눈의 푸른 보드라움을 가만히 손바닥에 놓아 보아라. 그리고 가만히 머리 숙여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아라. 더보기 지난여름-권서각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지난여름 권서각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바닷가 언덕에 모여 근심하였네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없어서 손가락에 눈물 찍어 어둠에 대고 꼭 눌러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썼네 흩어진 별의 뼈 허물어진 모래성을 지나 지난여름 바닷가 빈 마을로 파도는 빈손으로 물 만지러 간다 파도는 배가 고파 물 먹으러 간다 파도는 눈물이 나서 물 보러 간다 지난여름 권서각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바닷가 언덕에 모여 근심하였네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없어서 손가락에 눈물 찍어 어둠에 대고 꼭 눌러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썼네 흩어진 별의 뼈 허물어진 모래성.. 더보기 억새꽃-김태수 (명시감상) 명시감상 억새꽃 김태수 동해바닷가 길옆, 해질녘 억새꽃 한없이 피어 백발(白髮)을 날리고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저 쓸쓸한 풍경 그 풍경 오늘 아침 거울 속에서 본다 바람이듯 빗살 성긴 빗질에도 이리저리 쓸리는 한 무리 낯익은 억새꽃들을. 억새꽃 김태수 동해바닷가 길옆, 해질녘 억새꽃 한없이 피어 백발(白髮)을 날리고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저 쓸쓸한 풍경 그 풍경 오늘 아침 거울 속에서 본다 바람이듯 빗살 성긴 빗질에도 이리저리 쓸리는 한 무리 낯익은 억새꽃들을. 더보기 달에게-전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달에게 전숙 달아, 너 얼마니? 어느 천재가 발명한 열두 명과 동시에 눈 맞추는 마네킹이 10억이래 세상의 모든 마음들과 동시에 눈 맞추는 달아 너는 얼마니? 눈물을 너무 사랑해서 세상의 모든 눈물 호수를 오체투지로 찾아다니는 너 둥글고 촉촉한 마음아. 달에게 전숙 달아, 너 얼마니? 어느 천재가 발명한 열두 명과 동시에 눈 맞추는 마네킹이 10억이래 세상의 모든 마음들과 동시에 눈 맞추는 달아 너는 얼마니? 눈물을 너무 사랑해서 세상의 모든 눈물 호수를 오체투지로 찾아다니는 너 둥글고 촉촉한 마음아. 더보기 첫눈2 -강민 (명시감상) 명시감상 첫 눈 2 강민 첫눈 내린 날 얇은 홑이불 끝없이 깔린 것만 같다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 보듬던 날 어쩌면 잠자리 날개 같은 홑이불 덮어 그 사랑 확인하던 그것 그래, 그래 맞아 그 홑이불 끝 간 데 없이 퍼지고 퍼져 산 덮고 강 덮고 철조망 덮고 덮어 칠천만 겨레 덮어 우리 사랑 확인하는 날 첫눈 내린 날 첫 눈 2 강민 첫눈 내린 날 얇은 홑이불 끝없이 깔린 것만 같다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 보듬던 날 어쩌면 잠자리 날개 같은 홑이불 덮어 그 사랑 확인하던 그것 그래, 그래 맞아 그 홑이불 끝 간 데 없이 퍼지고 퍼져 산 덮고 강 덮고 철조망 덮고 덮어 칠천만 겨레 덮어 우리 사랑 확인하는 날 첫눈 내린 날 더보기 꽃그늘-권택명 (명시감상) 명시감상 꽃그늘 권택명 가야 할 때에 제 자리로 돌아가는 꽃잎들 위로 보일 듯 말 듯 잠자리 날개 같은 그늘 흔들고 가는 바람 손을 이마에 대고 한껏 발돋음하여 바라다보면 소실점에서부터 손바닥만한 구름 한 송이로 떠오르는 그대의 안부 환한 대낫의 아파트 단지 사방이 막혔어도 황홀이 따로 없다 꽃그늘 권택명 가야 할 때에 제 자리로 돌아가는 꽃잎들 위로 보일 듯 말 듯 잠자리 날개 같은 그늘 흔들고 가는 바람 손을 이마에 대고 한껏 발돋음하여 바라다보면 소실점에서부터 손바닥만한 구름 한 송이로 떠오르는 그대의 안부 환한 대낫의 아파트 단지 사방이 막혔어도 황홀이 따로 없다 더보기 사랑-최창균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사랑 최창균 햇빛 반 어둠 반 마주한 시선의 어루만짐이 노을의 절정 타는 눈 속으로 타들어가는 눈의 황홀경 저 놀라운 눈을 뜨는 것이 사랑이다 해 넘어간다 해 넘어간다 저 애절한 시선이 사랑이다 사랑 최창균 햇빛 반 어둠 반 마주한 시선의 어루만짐이 노을의 절정 타는 눈 속으로 타들어가는 눈의 황홀경 저 놀라운 눈을 뜨는 것이 사랑이다 해 넘어간다 해 넘어간다 저 애절한 시선이 사랑이다 더보기 꽃잎만 쓸었겠는가-이옥근(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2013 시민공모작 꽃잎만 쓸었겠는가 이옥근 고궁 뒤뜰에 대빗자루 하나 실핏줄만 남은 몸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다. 고운 꽃잎만 쓸었겠는가. 헝클어진 슬픈 역사 제 살 닮도록 쓸어 저 정갈한 풍경 만들어 놓았을 게다. 꽃잎만 쓸었겠는가 이옥근 고궁 뒤뜰에 대빗자루 하나 실핏줄만 남은 몸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다. 고운 꽃잎만 쓸었겠는가. 헝클어진 슬픈 역사 제 살 닮도록 쓸어 저 정갈한 풍경 만들어 놓았을 게다. 더보기 월광 月光-전영구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명시감상 월광 月光 전영구 보석 박힌 하늘을 바라보던 두 눈에 잿빛 구름이 가려와 환상이 파노라마에 요동치던 심장 속으로 별무리가 쏟아져 내렸다 이는 파문에 호수에 잠긴 초승달이 가는 허리로 춤을 추고 천상天上을 고요히 흐르던 빛의 소나타는 눈물 한 방울로 막을 내렸다 월광 月光 전영구 보석 박힌 하늘을 바라보던 두 눈에 잿빛 구름이 가려와 환상이 파노라마에 요동치던 심장 속으로 별무리가 쏟아져 내렸다 이는 파문에 호수에 잠긴 초승달이 가는 허리로 춤을 추고 천상天上을 고요히 흐르던 빛의 소나타는 눈물 한 방울로 막을 내렸다 더보기 새집-최기순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새집 최기순 가사미산 키 큰 낙엽송 위에 동그마니 얹힌 새집 달랑 문 하나 하늘을 향해 열려있다 심심한 구름이 얼굴 비추는 문에 기대어 새도 한숨 쉴 때가 있을까 생각이 많을수록 집의 구조도 복잡하다 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나무 아래를 서성이다가 집이 주인을 닮는다는 사실을 안다 문득 새의 집에 세 들고 싪어진다 새집 최기순 가사미산 키 큰 낙엽송 위에 동그마니 얹힌 새집 달랑 문 하나 하늘을 향해 열려있다 심심한 구름이 얼굴 비추는 문에 기대어 새도 한숨 쉴 때가 있을까 생각이 많을수록 집의 구조도 복잡하다 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나무 아래를 서성이다가 집이 주인을 닮는다는 사실을 안다 문득 새의 집에 세 들고 싪어진다 더보기 종이비행기-조경화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종이비행기 조경화 첫 숨부터 벌거숭이 삶에 연초록 옷 입혀 맑게 스며든 꽃 정 따스한 손잡고 죽는 날까지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시들지 않는 바람으로 묶어 날려 보낸 숱한 연서들 -당신 참 좋아 했었는데 조경화 첫 숨부터 벌거숭이 삶에 연초록 옷 입혀 맑게 스며든 꽃 정 따스한 손잡고 죽는 날까지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시들지 않는 바람으로 묶어 날려 보낸 숱한 연서들 -당신 참 좋아 했었는데 더보기 기저귀-최종천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기저귀 최종천 오존경보 발령된 날 연립주택 옥상에 항복! 항복! 하고 기저귀가 펄럭인다 저 기저귀를 차는 저녁은 지금 기지개를 켜며 나무처럼 쑥쑥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기저귀는 어쩌면 철학이다 사상이다 종교다 예술이다 뭐다 디지털이다 그거도 아니면 전쟁이다 평화다 뜻대로 해보다 안 되면 인간더러 자연에 항복할 때 내 걸라고 만들어 진 것인가! 기저귀 최종천 오존경보 발령된 날 연립주택 옥상에 항복! 항복! 하고 기저귀가 펄럭인다 저 기저귀를 차는 저녁은 지금 기지개를 켜며 나무처럼 쑥쑥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기저귀는 어쩌면 철학이다 사상이다 종교다 예술이다 뭐다 디지털이다 그거도 아니면 전쟁이다 평화다 뜻대로 해보다 안 되면 인간더러 자연에 항복할 때 내 걸라고 만들어 진 것인가! 더보기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