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좋은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깍다-이동희 (명시감상) 명시감상 깍다 이동희 적의에는 여러 개의 비수가 숨어 있다 함부로 깍으려 하지 말라 과즙을 얻으려다 피라을 가리지 않는 눈 먼 사랑도 베이려니 깍다 이동희 적의에는 여러 개의 비수가 숨어 있다 함부로 깍으려 하지 말라 과즙을 얻으려다 피라을 가리지 않는 눈 먼 사랑도 베이려니 더보기 방패연-김지영 (명시감상) 명시감상 방패연 김지영 무미한 종잇장 하나 날고 싶은 욕망으로 오장 다 비워버리고 가라앉을 무게조차 갖지 않은 그대, 가볍구나 무참히 꺽인 허리 접고 또 접혀 도려낸 가시 가슴, 오색 꼭지로 물들여 한숨과 눈물 풀로 한 생애 이마에 곱게 붙인 그대, 해에 닿아라, 달에 닿아라. 방패연 김지영 무미한 종잇장 하나 날고 싶은 욕망으로 오장 다 비워버리고 가라앉을 무게조차 갖지 않은 그대, 가볍구나 무참히 꺽인 허리 접고 또 접혀 도려낸 가시 가슴, 오색 꼭지로 물들여 한숨과 눈물 풀로 한 생애 이마에 곱게 붙인 그대, 해에 닿아라, 달에 닿아라. 더보기 사랑-김자현 (명시감상) 명시감상 사랑 김자현 2밀리미터 깊이까지 전신의 살갗이 탄다 수없이 재도전을 청원하는 너는 내가 기어오르는 수직의 벽 사랑 김자현 2밀리미터 깊이까지 전신의 살갗이 탄다 수없이 재도전을 청원하는 너는 내가 기어오르는 수직의 벽 더보기 어머니-이봉연 (명시감상) 명시감상 어머니 이봉연 가시기 전에는 한 분이시더니 떠나신 후에는 삼라만상이 모두가 당신의 모습입니다 아침에는 햇살로 일으키시고 저녁에는 별이 되어 저를 지켜 주십니다 어머니 이봉연 가시기 전에는 한 분이시더니 떠나신 후에는 삼라만상이 모두가 당신의 모습입니다 아침에는 햇살로 일으키시고 저녁에는 별이 되어 저를 지켜 주십니다 더보기 거북이-이종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2013 시민공모작 거북이 이종숙 햇빛 쏟아지는 곳을 향하여 빠꼼히 고개 흔드네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촉촉한 등을 말리려 올라왔는지 억만년 살아온 여러 겹의 무늬가 촘촘히 박혀 있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에서 돌에 올라가 앉은 목을 쭉 빼서 세상을 둘러보는 시간 많은 생각을 말리고 있네 거북이 이종숙 햇빛 쏟아지는 곳을 향하여 빠꼼히 고개 흔드네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촉촉한 등을 말리려 올라왔는지 억만년 살아온 여러 겹의 무늬가 촘촘히 박혀 있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물에서 돌에 올라가 앉은 목을 쭉 빼서 세상을 둘러보는 시간 많은 생각을 말리고 있네 더보기 아기스님-임병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아기스님 임병호 아기 스님 두 분 극락전 뒤뜰에서 놀고 계시네. 무에 그리 재밌는지 소리 내어 웃으시네. 그 여운 향기로운가, 스님 가운데 앉은 하얀 나비 새순처럼 해맑은 아기 스님 눈빛이여. 꽃들이 귀를 열고 스님 말씀 듣고 있네. 아기스님 임병호 아기 스님 두 분 극락전 뒤뜰에서 놀고 계시네. 무에 그리 재밌는지 소리 내어 웃으시네. 그 여운 향기로운가, 스님 가운데 앉은 하얀 나비 새순처럼 해맑은 아기 스님 눈빛이여. 꽃들이 귀를 열고 스님 말씀 듣고 있네. 더보기 네가 올 때까지-이건청 (명시감상) 명시감상 네가 올 때까지 이건청 밤 깊고 안개 짙은 날엔 내가 등대가 되마 넘어져 피나면 안 되지 안개 속에 키 세우고 암초 위에 서마 네가 올 때까지 밤새 무적을 울리는 등대가 되마 네가 올 때까지 이건청 밤 깊고 안개 짙은 날엔 내가 등대가 되마 넘어져 피나면 안 되지 안개 속에 키 세우고 암초 위에 서마 네가 올 때까지 밤새 무적을 울리는 등대가 되마 더보기 혼자서 부른 노래-서정춘 (명시감상) 명시감상 혼자서 부른 노래 서정춘 살아서 텅 빈 날은 당신 없는 날 죽어서 텅 빈 날도 당신 없는 날 당신은 텅 빈 날만 아니 오십니다 혼자서 부른 노래 서정춘 살아서 텅 빈 날은 당신 없는 날 죽어서 텅 빈 날도 당신 없는 날 당신은 텅 빈 날만 아니 오십니다 더보기 촛불소묘5 -이가림 (명시감상) 명시감상 촛불소묘5 이가림 뼈도 재도 남기지 않는 절대소멸의 꽃 빛으로 태어나 빛으로 죽는 환한 생애 그에겐 한마다 유언조차 사치일 뿐 촛불소묘5 이가림 뼈도 재도 남기지 않는 절대소멸의 꽃 빛으로 태어나 빛으로 죽는 환한 생애 그에겐 한마다 유언조차 사치일 뿐 더보기 지하철 출입문-서맹은 (명시감상) 명시감상 2013 시민공모작 지하철 출입문 서맹은 문틀이 반들반들 닮은 지하철 출입문은 스토리텔링이다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다음으로 사람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운행을 할 때 여닫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듯 사람들을 관찰했을 것이다. 그 문 활짞 열어 사람들 이야기 세상에 들려주고 끌어안았을 것이다 떄론 발로 차이고 때론 사람들 손에 억지로 잡아 당겨져 열렸을지라도 변함없이 그는 사람들을 들이고 내 보냈을 것이다 지하철 출입문 서맹은 문틀이 반들반들 닮은 지하철 출입문은 스토리텔링이다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다음으로 사람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이 운행을 할 때 여닫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듯 사람들을 관찰했을 것이다. 그 문 활짞 열어 사람들 이야기 세상에 들려주고 끌어안았을 것.. 더보기 서시 -정채원 (명시감상) 명시감상 서시 序詩 정채원 지하철 선로 건너편의 얼굴들을 남의 얼굴 보듯 바라본다 어느 쪽이 먼저 지금, 여기를 떠날 것인가 마치 목적지가 따로 있다는 듯. 서시 序詩 정채원 지하철 선로 건너편의 얼굴들을 남의 얼굴 보듯 바라본다 어느 쪽이 먼저 지금, 여기를 떠날 것인가 마치 목적지가 따로 있다는 듯. 더보기 외가-오양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외가 오양호 늦여름 오솔길 따라 영 너머 외가 간다 눈 고운 외할머니 마흔에 딸 여읜 양지마을 졸졸졸 세월 잦던 개울 오늘은 홀로 가네. 외할배 두루마기 가을빛에 더욱 희고 한가위 성묫길에 알밤 줍던 산모롱이? 들국화 눈 맞춘 하늘 서풍 불어 더 푸르다. 고샅길 우듬지에 산새가 울던 마을 감나무 노란 잎새 빈 마당 가득하고 외삼촌 당찬 목소리 가을볕에 타고 있네 외가 오양호 늦여름 오솔길 따라 영 너머 외가 간다 눈 고운 외할머니 마흔에 딸 여읜 양지마을 졸졸졸 세월 잦던 개울 오늘은 홀로 가네. 외할배 두루마기 가을빛에 더욱 희고 한가위 성묫길에 알밤 줍던 산모롱이? 들국화 눈 맞춘 하늘 서풍 불어 더 푸르다. 고샅길 우듬지에 산새가 울던 마을 감나무 노란 잎새 빈 마당 가득하.. 더보기 떨어진 말들-김진동 (명시감상) 명시감상 떨어진 말들 달이 나를 낳고 있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떨어지는 말들, 그 속에 가느다란 달이 또 하나 뜨고 있다 푸른 비단 깔린 오솔길, 은사시나무 귓속말하는 허공 사이로 달이 뜬다 그 안에 내가 있다 벽, 느닷없이 벽이라고 써본다 벽이 내게 말을 한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손목이 떨어진다 손가락을 떼어낸다 떨어진 말들이 벽에서도 나온다 꺾어진 길 한 모퉁이에서 짙어진 단풍 한 잎 손가락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어언 내 안도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 김진돈 시인 :경희대 한의대 박사. 2011년 로 등단. 현재 송파문인협회회장. 윤제당 한의원장 떨어진 말들 달이 나를 낳고 있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떨어지는 말들, 그 속에 가느다란 달이 또 하나 뜨고 있다 푸른 비단 깔린 오솔길, 은사시나무 귓속.. 더보기 산수경-김연하 (명시감상) 명시감상 산수경(山水景) 김연하 녹음이 우거진 청산 춤추는 초록빛 숨결 속에 흰 구름 한가로이 떠가네. 바람은 서늘해지고 우뚝 솟은 산 계곡물 휘돌며 가슴 벅차게 오는 솔향기 석간수에 갈증을 풀며 세월 속에 매달린 번뇌들을 깨끗이 흘려보내네. 산수경(山水景) 김연하 녹음이 우거진 청산 춤추는 초록빛 숨결 속에 흰 구름 한가로이 떠가네. 바람은 서늘해지고 우뚝 솟은 산 계곡물 휘돌며 가슴 벅차게 오는 솔향기 석간수에 갈증을 풀며 세월 속에 매달린 번뇌들을 깨끗이 흘려보내네. 더보기 계절풍-김원태 (명시감상) 명시감상 계절풍 김원태 가을은 고향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텅 비어 다가오고 가을은 부부가 정답게 살아가는 데도 허전히 다가오고 계절풍 김원태 가을은 고향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텅 비어 다가오고 가을은 부부가 정답게 살아가는 데도 허전히 다가오고 더보기 어느 여름날의 수채화-최양금 (명시감상) 명시감상 2013 시민공모작 어느 여름날의 수채화 최양금 소나기에 짓밟힌 연잎들 아픈 몸을 뒤척이는 한 낮 매미들의 연주 소리에 꽃대봉을 세운다 호박넝쿨 살금살금 울타리를 넘어와 태양만 따라 도는 해바라기를 유혹한다 어느 여름날의 수채화 최양금 소나기에 짓밟힌 연잎들 아픈 몸을 뒤척이는 한 낮 매미들의 연주 소리에 꽃대봉을 세운다 호박넝쿨 살금살금 울타리를 넘어와 태양만 따라 도는 해바라기를 유혹한다 더보기 4월에는-홍수연 (명시감상) 명시감상 4월에는 홍수연 터질 꽃망울 봄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는 4월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들은 짙어만 가는데 분홍저고리 연두색 치마 저리 고운 빛깔로 단장한 새색시들 얼굴 붉힌 채 떨어질 윤회 앞에 그리워헀던가 잠시 머물고 갈 이 어지러운 세상을. 4월에는 홍수연 터질 꽃망울 봄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는 4월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들은 짙어만 가는데 분홍저고리 연두색 치마 저리 고운 빛깔로 단장한 새색시들 얼굴 붉힌 채 떨어질 윤회 앞에 그리워헀던가 잠시 머물고 갈 이 어지러운 세상을. 더보기 립스틱-홍계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립스틱 홍계숙 나이도 묻지 말고 이유도 묻지 마라 내 입술은 항상 붉다 허연 서리지는 그 날까지 붉게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 인생이다 마지막까지 붉은 빛, 사랑노래 부르고 싶은 여자의 자존심이다 립스틱 홍계숙 나이도 묻지 말고 이유도 묻지 마라 내 입술은 항상 붉다 허연 서리지는 그 날까지 붉게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 인생이다 마지막까지 붉은 빛, 사랑노래 부르고 싶은 여자의 자존심이다 더보기 달개비-김명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무도 들지 않아요 작은 꽃들 떠난이의 손속처럼 아직 온기 남아 가늣히 물기 흐르고 쫄쫄 쫄 빈 창자족을 타고 내려가듯 번지는 꽃들 작게 몸 웅크려 물음표로 피는 꽃 누가 아나요 이걸 꽃이라 말할 일도 없는 저 쪽빛 창랑에 멧팔랑나비 찾아오는 일, 아무도 눈에 넣이 않는 꽃 좁장한 길 분분히 피다 한낮 지나 스스르 지는 꽃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 더보기 부재-조동화 (명시감상) 명시감상 부재 조동화 날마다 쓸고 닦던 홀어미 어딜 갔나 작은 집 작은 마당이 며칠때 비어있다 장독대 둘레를 따라 천일홍 흔들어놓고... 부재 조동화 날마다 쓸고 닦던 홀어미 어딜 갔나 작은 집 작은 마당이 며칠때 비어있다 장독대 둘레를 따라 천일홍 흔들어놓고... 더보기 하이얀 이삿짐-최정순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하이얀 이삿짐 최정순 전철을 타고 밖을 내다 보면 날마다 노란 손이 날 보고 흔든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며칠 있다 찾았더니 화가 난 민들레 하얗게 이삿짐을 싸 놨다 미안해하는 내 손을 뿌리치고 날아가 버린다 쳐다도 안 보고 떠나가 버린다 어디로 간 걸까. 하이얀 이삿짐 최정순 전철을 타고 밖을 내다 보면 날마다 노란 손이 날 보고 흔든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며칠 있다 찾았더니 화가 난 민들레 하얗게 이삿짐을 싸 놨다 미안해하는 내 손을 뿌리치고 날아가 버린다 쳐다도 안 보고 떠나가 버린다 어디로 간 걸까. 더보기 산시-홍원기 (명시감상) 명시감상 산시 홍원기 산이 저렇게 서 있는 건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라 산이 걸어갈 길이 있는가를 언젠가 사람들이 큰 길을 열어 놓으면 그땐 뚜벅뚜벅 걸어가리라. 산시 홍원기 산이 저렇게 서 있는 건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라 산이 걸어갈 길이 있는가를 언젠가 사람들이 큰 길을 열어 놓으면 그땐 뚜벅뚜벅 걸어가리라. 더보기 낙엽송-신달자 (명시감상) 명시감상 낙엽송 신달자 가지 끝에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흩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끌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낙엽송 신달자 가지 끝에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흩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끌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더보기 동치미-권순자 (명시감상) 명시감상 동치미 권순자 겨울 밤, 발빛이 깊다 항아리엔 조각난 달이 둥둥 떠 있다 달처럼 환한 동치미 한 사발 아삭아삭 씹히는 겨울밤 이야기 어스름한 달도 목이 마른지 지상에 내려와 국물 마시고 간다 아삭아삭 동치미 무를 씹으며 간다 산산한 지난날이 개운하게 익을 때까지 제 풀에 지쳐 물러지지 말라고 소금은 짠 힘으로 혼을 불어넣었으며 바람은 시련의 시간을 달래어 주었다 항아리에 숨어든 달이 맛있게 익어가도록 서리는 서늘한 품에 한 계절 항아리를 고이 품어주었다 동치미 권순자 겨울 밤, 발빛이 깊다 항아리엔 조각난 달이 둥둥 떠 있다 달처럼 환한 동치미 한 사발 아삭아삭 씹히는 겨울밤 이야기 어스름한 달도 목이 마른지 지상에 내려와 국물 마시고 간다 아삭아삭 동치미 무를 씹으며 간다 산산한 지난날이 개운.. 더보기 두레박-김경성(명시감상) 명시감상 두레박 김경성 노을 진저리쳐지게 붉다 가창오리 떼, 갈대꽃으로 칭칭 동여맨 천수만 물의 끝을 붙잡고 하늘로 오르고 있다 하늘 높이 퍼 올리다가 기우뚱, 붉은 물 논바닥에 쏟아버렸다 온통 붉디붉다 세상의 모든 경계가 지워지고 같은 빛깔이 되었다 노랑부리저어새 뜯어진 물결 위에 부리를 대고 미처 퍼 올리지 못한 물의 뼈를 솎아내고 있다 천수만 물을 퍼 올리는 가창오리 떼,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레박이다 -시집『와온』(문학의 전당, 2010) 더보기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