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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가을편지-이해인 (명시감상) 명시감상 가을 편지 - 이 해인 -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노트의 흰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읍니다.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말은 없어지고 목소리만 살아남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 목소리에 목숨을 걸고 사는 나의 푸른 목소리로 나는 오늘도 당신을 부릅니다. 가을의 그윽한 이마 위에 입맞춤하는 햇살, 햇살을 받아 익은 연한 햇과일처럼 당신의 나무에서 내가 열리는 날을 잠시 헤아려보는 가을아침입니다. 가을처럼 서늘한 당신의 모습이 가을산천에 어립니다. 나도 당신을 닮아 서늘한 .. 더보기
국화차-조향미 (명시감상) 명시감상 국화차 조향미 찬 가을 한 자락이 여기 환한 유리잔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푼다 인적 드문 산길에 짧은 햇살 청아한 풀벌레 소리도 함께 녹아든다 언젠가 어느 별에서 만나 정결하고 선한 영혼이 오랜 세월 제 마음을 여며두었다가 고적한 밤 등불 아래 은은히 내 안으로 스며든다 고마운 일이다 ................................................ 조향미 (1961~) 경남 거창 生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 1984년 무크지 '전망'으로 시작 국화차 조향미 찬 가을 한 자락이 여기 환한 유리잔 뜨거운 물 속에서 몸을 푼다 인적 드문 산길에 짧은 햇살 청아한 풀벌레 소리도 함께 녹아든다 언젠가 어느 별에서 만나 정결하고 선한 영혼이 오랜 세월 제 마음을 여며두었다가 고적한 밤.. 더보기
추억통신-김영은 (명시감상) 명시감상 추억통신 김영은 함부로 훔쳐본 그대 마음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만져보긴 했던가 바람 몰아치는 벌판에 서서 언제, 내 마음도 떨고 있긴 했던가 젖은 하늘아래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나의 존재는 흔들리고 별들의 침묵, 혹은 중얼거림의 길목을 돌아 추억이 떠있는 강을 지나다 보면 물살보다 더 앞서는 빗줄기 나의 길은 바람 나의 길은 구름 종소리, 물무늬 같은, 추억통신 김영은 함부로 훔쳐본 그대 마음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만져보긴 했던가 바람 몰아치는 벌판에 서서 언제, 내 마음도 떨고 있긴 했던가 젖은 하늘아래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나의 존재는 흔들리고 별들의 침묵, 혹은 중얼거림의 길목을 돌아 추억이 떠있는 강을 지나다 보면 물살보다 더 앞서는 빗줄기 나의 길은 바람 나의 길은 구름 종소리, 물무늬 같은, 더보기
천창호에서-나희덕 (명시감상) 명시감상 천창호에서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천창호에서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 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떼 대신 메아리만 쩡 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했다 더보기
출근 시간은 어기면 욕먹고 -SNS 단편시인 하상욱 SNS 명시감상 뇌가 섹시한 단편시인 SNS 단편시인 하상욱 출근 시간은 어기면 욕먹고 퇴근 시간은 지키면 욕먹고 출근 시간은 어기면 욕먹고 퇴근 시간은 지키면 욕먹고 SNS 명시감상 SNS 단편시인 SNS 공감시인 SNS 센스머신 SNS 화제시인 단편시인 하상욱 SNS 하상욱 단편시집 뇌가 섹시한 단편시인 더보기
너를 보면 -SNS 반전시인 최대호 명시감상 SNS 명시감상 너를 보면 최대호 너의 뒷모습을 보면 다가가고 싶고 너의 볼을 보면 만지고 싶고 너의 입술을 보면 입 맞추고 싶고 너의 눈을 보면 쌍수 했구나. 너를 보면 최대호 너의 뒷모습을 보면 다가가고 싶고 너의 볼을 보면 만지고 싶고 너의 입술을 보면 입 맞추고 싶고 너의 눈을 보면 쌍수 했구나. SNS 명시감상 SNS 제2의 하상욱 SNS 반전시인 SNS 신세대시인 SNS 재치있는 시인 SNS 인기시인 최대호 더보기
꽃씨를 심으며-홍수희 (명시감상) 명시감상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더보기
저녁노을-도종환 (명시감상) 가을의 시 명시감상 저녁노을 / 도종환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가을산을 물들이고 느티나무 잎을 물들이는 게 저무는 해의 손길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구름의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처럼 나는 내 시가 당신의 얼굴 한쪽을 물들이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내 노래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당신을 물들이고 사라지는 저녁노을이기를, 내 눈빛이 한 번만 더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저녁 종소리이길 소망했습니다 시가 끝나면 곧 어둠이 밀려오고 그러면 그 시는 내 최후의 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 더보기
아끼지 마세요-나태주 (명시감상) 명시감상 아끼지 마세요 나태주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철지나면 헌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런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마세요. 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들으세요. 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 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 그게 무슨 대수겠어요! 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 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 더보기
가을 사랑-도종환 (명시감상) 가을의 시 명시감상 가을 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 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 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 더보기
아버지-김용욱 (전라북도 교육감 수상작) 전라북도 교육감 수상작 아버지 김용욱 신흥고 2년 인터넷과 SNS 상에 아버지를 머슴으로 표현한 고교생 시가 50대 전후의 중년 샐러리맨에게 화제로 떠올랐다. 최근 각종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아버지'라는 시가 50대 전후의 중년 아버지들 사이로부터 퍼나르기가 확산되고 있다. 작가는 전주시 신흥고 2학년 김용욱이라는 학생으로 아버지를 집주인의 부림을 받으며 경제적으로 노예와 다름없는 '머슴'이라고 표현했다. 시를 통해 별처럼 떨고 있는 남은 가족의 눈방을을 생각하며 일자리에서 머슴처럼 20여 년을 보낸 우리네 아버지를 위로하고 있다. 경기 불황기에 고용불안이 증폭되는 4~50대 중년 샐러리맨들에게 고교생의 시가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상당수가 고교생 자녀를 둔 까닭에 공감대가.. 더보기
단풍 드는 날-도종환 (명시감상) 명시감상 단풍 드는 날 도종환(1954~) 단풍 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防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더보기
오늘을 위한 기도-서오 박한춘 (명시감상) 명시감상 오늘을 위한 기도 서오 박한춘 잃어버린 것에 애닳아 하지 아니하며 살아있는 것들에 연연해하지 아니하며 살아가는 일에 탐욕하지 아니하면 나의 나됨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 내안에 살아있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가난해도 비굴하지 아니하며 부유해도 오만하지 아니하며 모두가 나를 떠나도 외로워 하지 아니하며 소중한 것을 상실해도 절망하지 아니하며 오늘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감격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누더기를 걸쳐도 디오게네스처럼 당당하며 가진 것 다 잃고도 용처럼 하느님을 찬양하며 찬하를 얻고도 다윗처럼 엎드려 회개하는 넓고 큰 폭의 인간으로 넉넉히 사랑나누며 오늘 하루 살게 하소서! 더보기
가을 하늘-변종윤(11월의 시 가을의 시 ) 11월의 시 가을의 시 가을하늘 - 변종윤 드높은 구름 멀어진 하늘 고추잠자리 밭을 갈고 들녘엔 곡식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는 가을 내 두 손 펼쳐 가슴에 안아주련다. 고마운 가을 어머니가 삶아주신 밤고구마 바구니 담아 조잘대며 먹다보면 노을이 가을하늘에 한 폭 수채화 되고 우리 마음도 붉게 타오르는 설렘으로 한 편의 동시를 쓴다 더보기
11월의 선물-윤보영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의 선물 윤보영 사람과 사람사이에 정이 흐르는 11월입니다 가을이 봄,여름을 데리고 나뭇잎 밟고 가고 있다고 겨울을 데리고 12월이 가까이 와 있다고 올해도 또 가지 끝에 남았다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의미 없니 묻혀 지나갔을 11월! 홀로선 나무줄기 속에는 이미 봄이 오고 있고 씨앗을 품고 있는 대지도 새싹 틔울 꿈어 젖어 있듯 그대와 사 우리 안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차 한 잔에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가으로 채워 11월 마지막 날에 내가 나에게 선물해요 그리고 행복을 선물 받아요 더보기
내가 사랑하는 계절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내가 사랑하는 계절 나태주1(945~)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 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우러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거림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감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봉송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듸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솥에 찌는 고구만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둥까지 드러나 보.. 더보기
11월-박용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박용하(1963~)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만 그루 잎이 살았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보기
11월의 나무처럼-이해인(11월의 시) 명시감상 11월의 시 가을의 시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더보기
11월-오세영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오세영(1942~)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 인동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 더보기
11월-최갑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최갑수 시인(1973~)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앉아 오래 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11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닳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리고 그 밖의 소리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11월의 그 햇빛들이 머물렀던 자리 11월의 바람은 또 불어와 시 몇 편을 슬렁슬렁 읽어 내리고는 슬그머니 뒤돌아서 간다 그 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덮어두었던 오래된 시집 바람도 읽다 만 사랑에 관한 그렇고 그런 서너 줄 시구 같은 아니었을까 길을 걷다 무심코 주워보는 낙엽처럼 삶에 관한 기타 등등이 아니었을까. 시집을 덮고 고개를 들면 더 이상 그리워할 일도 사랑할 일도 한 점 남아 있지 않.. 더보기
11월-정군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정군수(1945~) 아내의 손을 잡고 밤거리를 간다 불빛 사이로 잎이 진다 겨울로 가고 있는 은행나무 아내는 말이 없다 그 손금에서도 잎이 지고 있다 문을 닫지 말아야지 겨울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찬바람이 이는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다 벌거벗은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가고 있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이 밤 그들은 얼마나 긴 성을 쌓을까 구급차의 경적소리가 들린다 이 밤에 다 지려는가 몇 잎 남은 은행잎이 바람에 실려가다 아내와 나의 발등에 떨어진다 더보기
11월 안부-최원정(11월의 시 명시감상) 호프만 블로그 호프만 타임즈 2000번째 올리는 글 경축~ 에헤라디야~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안부 최원정 시인(1958~) 황금빛 은행잎이 거리를 뒤덮고 지난 추억도 갈피마다 켜켜이 내려앉아 지나는 이의 발길에 일없이 툭툭 채이는 걸 너도 보았거든 아무리 바쁘더라도 소식 넣어 맑은 이슬 한 잔 하자 더 추워지기 전에 김장 끝내고 나서 더보기
11월을 보내며-유한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을 보내며 유한나 하늘엔 내 마음 닮은 구름 한 점 없이 말짱하게 금화 한 닢 같은 11월이 가는구나 겨울을 위하여 서둘러 성전에 영혼을 떨구는 사람도 한 잔의 깡소주를 홀로 들이키며 아찔하게 세상을 버티는 사람도 가을과 겨울의 인터체인지 같은 11월이 마지막 계단을 밟는구나 뜰앞 감나무엔 잊지 못한 사랑인 양 만나지 못한 그리움인 양 아쉬운 듯 애달픈 듯 붉은 감 두 개 까치도 그냥 쳐다보고만 가는... 그래 가는 것이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추운 겨울 바람 찬 벌판 쌓인 눈 속이라도 살아있으니 가는 것이다 희망이란 살아있는 것일 뿐이라 해도 사랑이란 더욱 외롭게 할 뿐이라 해도 착한 아이처럼 순순히 계절 따라 갈 일이다 사람.. 더보기
11월이 전하는 말-반기룡(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이 전하는 말 반기룡 한 사람이 서 있네 그 옆에 한 사람이 다가서네 이윽고 11이 되네 서로가 기댈 수 있고 의탁이 되네 직립의 뿌리를 깊게 내린 채 나란히 나란히 걸어가시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을 곧은 보행을 하고 싶네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만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올곧은 모습으로 어기여차 어기여차 장단에 맞춰 풍악에 맞춰 사뿐히 사뿐히 걸어가시네 삭풍이 후려쳐도 평형감각 잃지 않을 온전한 11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네 더보기
11월-홍경임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홍경임 추수 끝낸 들판 찬바람이 훼를 치고 바라보이는 먼 산들 채색옷 단장을 하고는 먼데서 오는 손님을 기다린다 잎을 지운 나무 위에 까치집만 덩그마니 11월 가로수 은행나무 줄을 서서 몇 뼘 남은 햇살에 마냥 졸고 있다 채마밭 식구들 실한 몸매를 자랑하며 초대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른데 길 옆 목장 젖소들 등마루에 남은 가을이 잠시 머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