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삼성생명이 은퇴를 앞둔 40~50대 전국 남녀 500명에게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물어보며 영화 제목으로 유명해진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작성해 보라고 하였다. 주관식 질문에 ’북극의 오로라를 보고 싶다‘. ’해탈하고 싶다‘, ’고아원을 운영하고 싶다‘ 등 예상치 못한 답변들이 쏟아졌다.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역시 여행(35%)이었다. 이어 종교와 봉사활동(18.5%), 공부(6.5%), 스포츠(6.3%)가 뒤를 이었다.
만일 60세에 은퇴해 많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은퇴 이후 남는 시간은 약 35만 시간이다. 잠자고 밥 먹는 시간 등을 빼면 20만 시간 정도가 남는다. 이 시간은 어떻게 보면 매우 특별한 보너스이기도 하다. 직장에 얽매였던 좁은 나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오롯이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은퇴 후 시간이 한없이 넘쳐나는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은퇴 후 20만 시간을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떠나기 위한 첫 단계는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아직 못해 봤고, 앞으로 꼭 하고 싶고, 지금보다 잘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보자.
다음은 실천이다. 그 일을 어떻게 할 건지 은퇴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면 매일 조금씩 일기를 쓰고,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면 아는 나라에서 뭘 볼지 공부하고 돈도 모아야 한다. 봉사활동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력이나 지식, 자격이 없으면 힘들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면 현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않으려면 경험자들의 얘기를 듣거나 책을 읽고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어떤 부부는 은퇴 후 그토록 꿈꾸던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떠났는데 기분만 상해서 돌아왔다. 드레스 코드도 모르고, 의사소통도 안 되고, 춤도 못 추다 보니 비싼 돈 주고 외국인들 틈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는 ‘같이 할 사람’이다. 은퇴를 하고 나면 직장 생활을 할 때 그 많던 인맥과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삶의 행복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동창회, 종교모임, 운동모임, 취미모임, 이웃모임 등 서로 성격이 다른 5개 이상의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은퇴 후 나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줄 버킷리스트 10개를 만들어보자!
출처: 호프만 지음, 행복은 돈이 되는 것일까?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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