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4321 전술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억대 연봉’은 이제 기본이다. 프로축구 연봉킹 이동국(36·전북)은 11억1400만원을 받는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임금이 높아지면서 연봉과 관련한 생각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과거엔 한푼이라도 더 벌 방법을 찾는데 몰두했다면, 요즘엔 번 돈을 효율적으로 쓰고 관리하는 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
전통적인 방식의 재테크 1순위는 부동산이다. 박찬호(42)·이승엽(39·이상 야구)·박지성(34)·기성용(27·이상 축구)·서장훈(41·농구) 등 다수의 스포츠 스타들이 건물을 짓거나 사들여 임대 수익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주춤하면서 재테크 풍속도도 변하고 있다. 금융상품 투자·노후연금 설계·합법적인 절세 등 다양한 경제적 활동을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이 뿌리내리는 분위기다.
재무설계 전문가 박광수(40) FC(Finance Consultant)는 일반인과 스포츠 선수의 재테크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 선수는 활동 기간이 20년 안팎으로 짧고, 부상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운동 선수들은 성적에 따라 연봉 변화의 폭이 크고, 현역 은퇴 시기가 40세 이전으로 매우 빠르다”면서 “일반인들이 평생 벌 돈을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버는 패턴이라 지출과 관리 모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축구 선수 출신이다. 연세대 재학 중 부상을 당해 축구화를 벗은 뒤 독하게 마음 먹고 공부해 재무관리 전문가로 거듭났다. 돈은 잘 벌지만 효율적으로 쓸 줄 몰라 고민하는 축구계 선·후배들의 재무 설계를 도와주며 스포츠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이동국을 비롯해 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 등 현역 선수들의 재무 관리를 돕고 있다.
박씨가 추천하는 운동 선수 재테크는 ‘4-3-2-1 법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4는 전체 수입 중 생활비를 비롯한 자기 투자 비용(교육·문화생활 포함)을 40% 이내로 제한하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박씨는 “연봉이 두 배로 오른다고 생활비도 두 배로 늘려선 곤란하다”면서 “은퇴 또는 연봉 감소 시점이 왔을 때 씀씀이를 갑자기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5년 내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기 이벤트를 대비해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예금 또는 채권 형태로 저축할 것을 권했다. 결혼, 부상, 주택 및 차량 구입, 현역 은퇴, 지도자 연수 비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2는 노후대비용이다. 자녀 결혼 비용 등 가장으로서 은퇴한 이후에도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만큼 연금보험을 통해 차근차근 마련해 둬야 한다는 의미다.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보장성 보험으로 10% 안팎을 저축할 것도 권한다.
운동선수로 전성기를 누리며 죽자고 일해서 번 금싸라기 같은 돈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는 기사를 종종 본다. 잘 모르면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런데 그 전문가라는 사람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유의하자. (2015.2.13 중앙일보를 읽고 느낀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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