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공재테크/영업의달인

아랍인의 인사법 "IBM 인샬라 부크라 말리시!"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랍인의 인사법

"IBM 인샬라 부크라 말리시!"

 

 

인샬라를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꿔라

 

아랍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사법을 총칭해서 외국인들이 만들어낸 용어가 ‘IBM’이다. 아랍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익숙한 표현이다. I는 인샬라(Inshallah·신의 뜻이라면), B는 부크라(Bukra·내일), M은 말리시(Malish·걱정 말아라)의 머리글자다. 이 세 가지는 아랍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사말인데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이 미루기만 하는 아랍인들의 행동을 대변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여기서 부정적 IBM을 긍정적 IBM으로 바꾸는 지혜가 비즈니스의 묘수다.

 

먼저 부크라와 말리시를 보자. 아랍인들은 부정적인 표현을 거의 쓰지 않는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괜찮아” “문제없어” “걱정 마” 등의 자기암시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도 “말리시”라는 무책임한 긍정의 메시지를 보낸다. 비즈니스 의사와 능력이 정말 있는 것인지, 사실은 같이할 생각이 없는데 말로만 괜찮다고 하는 것인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책임회피와 신뢰구축의 기다림은 또 다른 용어 ‘부크라’로 표현된다. 그들은 비즈니스 업무를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 끝까지 버티며 유리한 조건과 시기를 기다린다. 늦출 수 있는 한 최대한 늦추려고 한다. 급할 것도 없다. 약속된 날짜는 쉽게 파기되고 아주 천연스럽게 부크라를 내뱉는다. 다음 날, 또 부크라가 남발된다. 부크라는 아직 결정할 준비가 안 됐다는 막연한 표현이다. ‘내일’이라는 의미지만 내일 된다는 보장은 없는 그야말로 의례적인 단어일 뿐이다.

 

가장 자주 사용되는 인샬라는 ‘신의 뜻이라면!’이라는 의미다. 일상 대화에 습관적으로 끼어드는 고약한 단어다.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할 수 없고 신의 뜻에 맡길 뿐이라는 이 말은 19701980년대 아랍에 막 진출하기 시작한 많은 한국 기업인들을 당황하게 했다.

 

인샬라는 종잡을 수 없고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믿기 어려운 아랍인들의 기질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거꾸로 생각하면 인샬라는 신의 뜻을 걸었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 반드시 성사될 수도 있다는 강한 긍정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무슬림들은 일상생활의 모든 과정은 물론 비즈니스도 우주를 주관하는 알라의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고 믿는, 예지사상에 의존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씨를 뿌리고 땅을 가꾸며 수확했다가 비축해서 1년을 계획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순환경제 패턴의 농경 사회와는 달리 전쟁과 교역이 삶의 주된 방편이어야 하는 아랍 유목 사회의 전통적 삶에 뿌리를 둔다. 인샬라는 척박하고 제한된 생태계를 무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진 삶의 지혜이자 철학을 담고 있다. 모든 성패를 알라에게 맡기고 자신은 그저 순응하며 살아갈 뿐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신의 뜻에 맡기되 기다리는 시간 동안 상대방의 태도나 신뢰를 시험한다. 이들은 불확실성 강한 환경에서 살다보니 신뢰가 두텁지 않은 외부인이나 이방인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다. 그들과 거래하려면 반드시 신뢰가 필요하다.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인샬라다.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비즈니스적 속셈은 기본이다. 그들은 자신이 시간의 노예가 되는 것을 싫어한다. 정해진 시간 내 반드시 해치워야 하는 강박관념 대신 스스로 시간을 창조해 간다는 생각을 갖는다. 상대방과 정한 어떤 날이 아니라 자신이 만족하고 이만 마무리해야겠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바로 비즈니스가 성사되는 시점이다. 그 시점은 알라만이 아신다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다.

 

이런 아랍인과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그들의 기다림 전략에 익숙해야 한다. 함께 어울리며 여유를 갖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예배 시간이 되면 종교와 상관없이 함께 예배를 보거나 적어도 관심을 표명하고 음식과 모임이라는 그들의 소통 방식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외부자나 이방인의 위치에서 얼마나 빨리 내부자로 편입되는지가 관건이다. 일단 내부자가 되면 신뢰가 형성됐다는 것이고 비밀 보장은 물론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파트너십이 형성되는 것이다. 아랍인들은 한번 관계를 맺으면 그 사람과 오랫동안 거래를 지속한다.

 

인샬라는 기다림의 미학이다. 신의 뜻을 건 이상 함부로 일을 내팽개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비즈니스는 반드시 성사된다. 인샬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