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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11월-박용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박용하(1963~) 한 그루의 나무에서 만 그루 잎이 살았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인간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보기
11월의 나무처럼-이해인(11월의 시) 명시감상 11월의 시 가을의 시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더보기
11월-오세영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오세영(1942~)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시들어 썩기보다 말라 부서지기를 택하는 그의 인동 갈대는 목숨들이 가장 낮은 땅을 찾아 몸을 눕힐 때 오히려 하늘을 향해 선다 해를 받든다 더보기
11월-최갑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최갑수 시인(1973~)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앉아 오래 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11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닳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리고 그 밖의 소리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11월의 그 햇빛들이 머물렀던 자리 11월의 바람은 또 불어와 시 몇 편을 슬렁슬렁 읽어 내리고는 슬그머니 뒤돌아서 간다 그 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덮어두었던 오래된 시집 바람도 읽다 만 사랑에 관한 그렇고 그런 서너 줄 시구 같은 아니었을까 길을 걷다 무심코 주워보는 낙엽처럼 삶에 관한 기타 등등이 아니었을까. 시집을 덮고 고개를 들면 더 이상 그리워할 일도 사랑할 일도 한 점 남아 있지 않.. 더보기
11월-정군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정군수(1945~) 아내의 손을 잡고 밤거리를 간다 불빛 사이로 잎이 진다 겨울로 가고 있는 은행나무 아내는 말이 없다 그 손금에서도 잎이 지고 있다 문을 닫지 말아야지 겨울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찬바람이 이는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다 벌거벗은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람들이 가고 있다 문을 닫고 불을 끄고 이 밤 그들은 얼마나 긴 성을 쌓을까 구급차의 경적소리가 들린다 이 밤에 다 지려는가 몇 잎 남은 은행잎이 바람에 실려가다 아내와 나의 발등에 떨어진다 더보기
11월 안부-최원정(11월의 시 명시감상) 호프만 블로그 호프만 타임즈 2000번째 올리는 글 경축~ 에헤라디야~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안부 최원정 시인(1958~) 황금빛 은행잎이 거리를 뒤덮고 지난 추억도 갈피마다 켜켜이 내려앉아 지나는 이의 발길에 일없이 툭툭 채이는 걸 너도 보았거든 아무리 바쁘더라도 소식 넣어 맑은 이슬 한 잔 하자 더 추워지기 전에 김장 끝내고 나서 더보기
11월을 보내며-유한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을 보내며 유한나 하늘엔 내 마음 닮은 구름 한 점 없이 말짱하게 금화 한 닢 같은 11월이 가는구나 겨울을 위하여 서둘러 성전에 영혼을 떨구는 사람도 한 잔의 깡소주를 홀로 들이키며 아찔하게 세상을 버티는 사람도 가을과 겨울의 인터체인지 같은 11월이 마지막 계단을 밟는구나 뜰앞 감나무엔 잊지 못한 사랑인 양 만나지 못한 그리움인 양 아쉬운 듯 애달픈 듯 붉은 감 두 개 까치도 그냥 쳐다보고만 가는... 그래 가는 것이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추운 겨울 바람 찬 벌판 쌓인 눈 속이라도 살아있으니 가는 것이다 희망이란 살아있는 것일 뿐이라 해도 사랑이란 더욱 외롭게 할 뿐이라 해도 착한 아이처럼 순순히 계절 따라 갈 일이다 사람.. 더보기
11월이 전하는 말-반기룡(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이 전하는 말 반기룡 한 사람이 서 있네 그 옆에 한 사람이 다가서네 이윽고 11이 되네 서로가 기댈 수 있고 의탁이 되네 직립의 뿌리를 깊게 내린 채 나란히 나란히 걸어가시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을 곧은 보행을 하고 싶네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만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올곧은 모습으로 어기여차 어기여차 장단에 맞춰 풍악에 맞춰 사뿐히 사뿐히 걸어가시네 삭풍이 후려쳐도 평형감각 잃지 않을 온전한 11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네 더보기
11월-홍경임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홍경임 추수 끝낸 들판 찬바람이 훼를 치고 바라보이는 먼 산들 채색옷 단장을 하고는 먼데서 오는 손님을 기다린다 잎을 지운 나무 위에 까치집만 덩그마니 11월 가로수 은행나무 줄을 서서 몇 뼘 남은 햇살에 마냥 졸고 있다 채마밭 식구들 실한 몸매를 자랑하며 초대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른데 길 옆 목장 젖소들 등마루에 남은 가을이 잠시 머문다 더보기
11월의 시-이임영(명시감상)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이임영 어디선가 도사리고 있던 황량한 가을 바람이 몰아치며 모든 걸 다 거두어가는 11월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입니다 11월엔 누구도 절망감에 몸을 떨지 않게 해 주십시오. 가을 들녘이 황량해도 단지 가을걷이를 끝내고 따뜻한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수확물이 그득한 곳간을 단속하는 풍요로운 농부의 마음이게 하여 주십시오 낮엔 낙엽이 쌓이는 길마다 낭만이 가득하고 밤이면 사람들이 사는 창문마다 따뜻한 불이 켜지게 하시고 지난 계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랑의 대화 속에 평화로움만 넘치게 하여 주소서 유리창을 흔드는 바람이야 머나먼 전설 소 나라에서 불어와 창문을 노크하는 동화인양 알게 하소서 더보기
11월-이수희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이수희 내 그림자가 고집을 피우고 슬그머니 꼬리가 무딜까봐 감나무 몇 잎이 가지를 놓지 못합니다 시간의 그늘을 저만치 두고 비릿한 눈물마저 마른 하늘 끝마저 멉니다 그가 내민 연서를 따라가다가 벌레먹은 낙엽이 되고 휑하게 길어진 돌담길 긴장한 상념도 움츠리며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걸립니다 땅위를 걷는 모든 각진 마음들이 뒹굴어 제 가슴만 헐어내고 제 허무함만 세우고 그래도 그의 가슴마다 기슭마다 세상의 뿌리를 더 훤하게 달고 있습니다 더보기
11월-조용미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조용미 한밤 물 마시러 나왔다 달빛이 거실 마루에 수은처럼 뽀얗게 내려앉아 숨쉬고 있는 걸 가만히 듣는다 창 밖으로 나뭇잎들이 물고기처럼 조용히 떠다니고 있다 더 깊은 곳으로 세상의 모든 굉음은 고요로 향하는 노선을 달리고 있다 더보기
11월의 시-이재곤 (명시감상)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이재곤 맺히고, 익어서 지닐 수 없을 때 텅텅 비워 빈몸으로라도 울리라 다시, 또 다시 살아도 지금같을 삶이 슬퍼서 그때도 지금 같이 울리라 눈에 들여도 가슴에 들여도 채워지지않는 삶의 한도막 슬퍼서 너무슬퍼서 텅텅 비워 빈몸으로라도 울리라 더보기
11월 -고은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고은 낙엽을 연민하지 말아라 한자락 바람에 훨훨 날아가지 않느냐 그걸로 모자라거든 저쪽에서 새들도 날아가지 않느냐 보아라 그대 마음 저토록 눈부신 것을... 더보기
11월-이외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는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더보기
11월의 시-임영준 (명시감상)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임영준 모두 떠나는가 텅 빈 하늘아래 추레한 인내만이 선을 긋고 있는데 훌훌 털고 사라지는가 아직도 못다 지핀 詩들이 수두룩한데 가랑잎더미에 시름을 떠넘기고 굼뜬 나를 버려둔 채 황급히 떠나야만 하는가 더보기
11월 -유안진 (11월의 시) 명시감상 11월의 시 가을의 시 11월 - 유안진 무어라로 미처 이름붙이기도 전에 종교의 계절은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랑은 차라리 달디단 살과 즙의 가을 열매가 아니라 한 마디에 자지러지고 마는 단풍잎이었습니다 두 눈에는 강물이 길을 열고 영혼의 심지에도 촉수가 높아졌습니다 종교의 계절은 깊어만 갑니다 그대 나에게 종교가 되고 말았습니다 더보기
11월의 나무-김경숙 (11월의 시) 11월의 시 가을의 시 명시감상 11월의 나무 - 김경숙 가진 것 없지만 둥지 하나 품고 바람 앞에 홀로서서 혹독한 추위가 엄습해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뿌리 있어 비워낸 시린 가지 천상 향해 높이 들고 흩어진 낙엽 위에 나이테를 키우는 11월의 나무 더보기
11월의 느티나무-목필균 (11월의 시) 11월의 시 가을의 시 명시감상 11월의 느티나무 - 목필균 점점 체온을 잃어 가는 너를 위해 햇살 한 줌 뿌려본다 추워질수록 걸친 옷가지 훌훌 벗어 던지는 자학의 몸짓들 다 쓸려 사라져도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먼길을 뿌리로 서서 너는 시린 바람 안으로 채우며 한 해의 칼 금을 긋고 있구나 더보기
11월-나희덕 (11월의 시) 11월의 시 가을의 시 명시감상 11월 -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더보기
너에게-정호승 (11월의 시 ) 명시감상 11월의 시 너에게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 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 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바람 부는 들녘에 서서 사라지지 않는 너의 지평선이 되고 싶었다 사마가 위에 피어난 들꽃이 되어 나는 너의 천국이 되고 싶었다 더보기
낙엽-구르몽 (명시감상) 명시감상 낙엽 구르몽 시몬, 나뭇잎 져 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은 아주 부드러운 빛깔, 너무나도 나지막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무렵 낙엽 모습은 너무나도 쓸쓸하다. 바람이 휘몰아 칠 때는 낙엽은 정답게 소리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구르몽(Remy Gourmont.. 더보기
11월-이서린 (명시감상) 명시감상 11월 이서린 낙엽처럼 불면이 쌓이는 날이 많아졌다 종종 새벽녘에 비가 흩뿌리는 날 생각보다 오래 살았다는 느낌에 유서 같은 일기를 두서없이 쓰기도 한다 가끔 안주도 없이 술을 털어 넣듯 마시다 미친 듯이 밤길을 휘적휘적 걷다가 한 사람 안에 웃고 있는 또 한 사람을 생각하다 모든 걸 게워내듯 오래오래 울기도 하는 아침이면 퉁퉁 부은 눈으로 식구들의 밥을 차리고 빨개진 눈으로 배웅을 하고 꾸역꾸역 혼자 밥 먹는, 이 슬픈 식욕 그래도 검은 커피를 위로 삼아 마당에 빨래를 넌다 조금씩 말라가는 손목은 얇은 햇빛에 맡기고 흐르는 구름을 보다 눈을 감으면 툭, 떨어지는 감나무 잎 세상은 저렇게 떠나야 하는 것 조만간 가야 할 때를 살펴야 하는 것 길어지는 그림자를 보며 지는 해는 왜 붉은가 생각하다가.. 더보기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이채 (명시감상) 명시감상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이채 청춘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 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 사람이 사람인 까닭에 나,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 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 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 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으냐 천 년을 불고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 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가시밭길은 살펴가며 어두운 길은 밝혀가며 때로는 갈림길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 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 착하게 살고 싶었다 늙지 않는 산처럼 늙지 않는 물처럼 늙지 않는 별처럼 아,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 더보기
11월에-이해인 (명시감상) 명시감상 11월에 이해인 나뭇잎이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하나 연륜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지금 아닌 머언 훗날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별밭에 꽃받에 나뭇잎 지는 세월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야위어 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