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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4월에는-홍수연 (명시감상) 명시감상 4월에는 홍수연 터질 꽃망울 봄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는 4월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들은 짙어만 가는데 분홍저고리 연두색 치마 저리 고운 빛깔로 단장한 새색시들 얼굴 붉힌 채 떨어질 윤회 앞에 그리워헀던가 잠시 머물고 갈 이 어지러운 세상을. 4월에는 홍수연 터질 꽃망울 봄을 붙들고 놓아 주지 않는 4월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들은 짙어만 가는데 분홍저고리 연두색 치마 저리 고운 빛깔로 단장한 새색시들 얼굴 붉힌 채 떨어질 윤회 앞에 그리워헀던가 잠시 머물고 갈 이 어지러운 세상을. 더보기
립스틱-홍계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립스틱 홍계숙 나이도 묻지 말고 이유도 묻지 마라 내 입술은 항상 붉다 허연 서리지는 그 날까지 붉게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 인생이다 마지막까지 붉은 빛, 사랑노래 부르고 싶은 여자의 자존심이다 립스틱 홍계숙 나이도 묻지 말고 이유도 묻지 마라 내 입술은 항상 붉다 허연 서리지는 그 날까지 붉게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 인생이다 마지막까지 붉은 빛, 사랑노래 부르고 싶은 여자의 자존심이다 더보기
달개비-김명숙 (명시감상) 명시감상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무도 들지 않아요 작은 꽃들 떠난이의 손속처럼 아직 온기 남아 가늣히 물기 흐르고 쫄쫄 쫄 빈 창자족을 타고 내려가듯 번지는 꽃들 작게 몸 웅크려 물음표로 피는 꽃 누가 아나요 이걸 꽃이라 말할 일도 없는 저 쪽빛 창랑에 멧팔랑나비 찾아오는 일, 아무도 눈에 넣이 않는 꽃 좁장한 길 분분히 피다 한낮 지나 스스르 지는 꽃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 더보기
부재-조동화 (명시감상) 명시감상 부재 조동화 날마다 쓸고 닦던 홀어미 어딜 갔나 작은 집 작은 마당이 며칠때 비어있다 장독대 둘레를 따라 천일홍 흔들어놓고... 부재 조동화 날마다 쓸고 닦던 홀어미 어딜 갔나 작은 집 작은 마당이 며칠때 비어있다 장독대 둘레를 따라 천일홍 흔들어놓고... 더보기
한국시리즈 경기일정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 경기일정 vs 더보기
하이얀 이삿짐-최정순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하이얀 이삿짐 최정순 전철을 타고 밖을 내다 보면 날마다 노란 손이 날 보고 흔든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며칠 있다 찾았더니 화가 난 민들레 하얗게 이삿짐을 싸 놨다 미안해하는 내 손을 뿌리치고 날아가 버린다 쳐다도 안 보고 떠나가 버린다 어디로 간 걸까. 하이얀 이삿짐 최정순 전철을 타고 밖을 내다 보면 날마다 노란 손이 날 보고 흔든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며칠 있다 찾았더니 화가 난 민들레 하얗게 이삿짐을 싸 놨다 미안해하는 내 손을 뿌리치고 날아가 버린다 쳐다도 안 보고 떠나가 버린다 어디로 간 걸까. 더보기
산시-홍원기 (명시감상) 명시감상 산시 홍원기 산이 저렇게 서 있는 건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라 산이 걸어갈 길이 있는가를 언젠가 사람들이 큰 길을 열어 놓으면 그땐 뚜벅뚜벅 걸어가리라. 산시 홍원기 산이 저렇게 서 있는 건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라 산이 걸어갈 길이 있는가를 언젠가 사람들이 큰 길을 열어 놓으면 그땐 뚜벅뚜벅 걸어가리라. 더보기
낙엽송-신달자 (명시감상) 명시감상 낙엽송 신달자 가지 끝에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흩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끌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낙엽송 신달자 가지 끝에서 떨어졌지만 저것들은 나무의 내장들이다 어머니의 손끝을 거쳐 어머니의 가슴을 흩어 간 딸들의 저 인생 좀 봐 어머니가 푹푹 끌이던 속 터진 내장들이다 더보기
동치미-권순자 (명시감상) 명시감상 동치미 권순자 겨울 밤, 발빛이 깊다 항아리엔 조각난 달이 둥둥 떠 있다 달처럼 환한 동치미 한 사발 아삭아삭 씹히는 겨울밤 이야기 어스름한 달도 목이 마른지 지상에 내려와 국물 마시고 간다 아삭아삭 동치미 무를 씹으며 간다 산산한 지난날이 개운하게 익을 때까지 제 풀에 지쳐 물러지지 말라고 소금은 짠 힘으로 혼을 불어넣었으며 바람은 시련의 시간을 달래어 주었다 항아리에 숨어든 달이 맛있게 익어가도록 서리는 서늘한 품에 한 계절 항아리를 고이 품어주었다 동치미 권순자 겨울 밤, 발빛이 깊다 항아리엔 조각난 달이 둥둥 떠 있다 달처럼 환한 동치미 한 사발 아삭아삭 씹히는 겨울밤 이야기 어스름한 달도 목이 마른지 지상에 내려와 국물 마시고 간다 아삭아삭 동치미 무를 씹으며 간다 산산한 지난날이 개운.. 더보기
두레박-김경성(명시감상) 명시감상 두레박 김경성 노을 진저리쳐지게 붉다 가창오리 떼, 갈대꽃으로 칭칭 동여맨 천수만 물의 끝을 붙잡고 하늘로 오르고 있다 하늘 높이 퍼 올리다가 기우뚱, 붉은 물 논바닥에 쏟아버렸다 온통 붉디붉다 세상의 모든 경계가 지워지고 같은 빛깔이 되었다 노랑부리저어새 뜯어진 물결 위에 부리를 대고 미처 퍼 올리지 못한 물의 뼈를 솎아내고 있다 천수만 물을 퍼 올리는 가창오리 떼, 세상에서 가장 큰 두레박이다 -시집『와온』(문학의 전당, 2010) 더보기
아버지의 거리-조준경 (명시감상) 명시감상 아버지의 거리 조준경 늘 같은 거리 그만큼 내가 멀어져도 그만큼 그만큼의 거리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말없이 이제는 나도 그만큼 아버지의 거리 조준경 늘 같은 거리 그만큼 내가 멀어져도 그만큼 그만큼의 거리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말없이 이제는 나도 그만큼 더보기
사과(謝過)-김은진 명시감상 사과(謝過) 김은진 한쪽 귀퉁이 멍이 든 사과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칼날로 도려낼까 망설이다가 베어 물었다. 푸석한 질감에 찌걱찌걱 베어 나오는 떫은맛, 곰살맞지 못한 말투로 그를 대하고 홀로 앉아 씹어보는 눈물 맛. 입안에서 피어나는 사과 꽃향기 오물거리며 정작 전하고 팠던 달콤한 그 말 멍울멍울 꽃으로 핀다. 사과(謝過) 김은진 한쪽 귀퉁이 멍이 든 사과를 집어 들고 날카로운 칼날로 도려낼까 망설이다가 베어 물었다. 푸석한 질감에 찌걱찌걱 베어 나오는 떫은맛, 곰살맞지 못한 말투로 그를 대하고 홀로 앉아 씹어보는 눈물 맛. 입안에서 피어나는 사과 꽃향기 오물거리며 정작 전하고 팠던 달콤한 그 말 멍울멍울 꽃으로 핀다. 더보기
사랑의 힘-이만재 (명시감상) 명시감상 사랑의 힘 이만재 시간의 채찍아래 죽음을 향한 이유 없는 투쟁 앞선 이 얼굴의 깊이 패인 상처들은 삶과 맞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망자(망자)가 쟁취한 승리를 엄숙한 진혹곡으로 알리는 이유를 갓난아기 울음 속 행진곡에 맞춰 삶이 대열은 한 걸음 더 전진할 뿐 불가항력적인 이 투쟁에서 우리가 가진 무기는 단 하나 세월의 강도 거스르는 진리 운명의 선로도 바꾸는 기적 사랑의 힘 이만재 시간의 채찍아래 죽음을 향한 이유 없는 투쟁 앞선 이 얼굴의 깊이 패인 상처들은 삶과 맞서 얻은 영광의 상처인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망자(망자)가 쟁취한 승리를 엄숙한 진혹곡으로 알리는 이유를 갓난아기 울음 속 행진곡에 맞춰 삶이 대열은 한 걸음 더 전진할 뿐 불가항력적인 이 투쟁에서 우리가.. 더보기
누수(漏水)-김유선 (명시감상) 명시감상 누수(漏水) 김유선 사람 몸이 물이라니 사람 꿈도 물이어서 꿈만 꾸다가 깬 어느 새벽 누수가 되어버린 몸의 꿈을 본다 언제부터일까 누수된 사랑 누수된 믿음 믿음의 70&가 누수되니 말에도 물이 없어 부딪칠 때마다 소리가 난다. 누수(漏水) 김유선 사람 몸이 물이라니 사람 꿈도 물이어서 꿈만 꾸다가 깬 어느 새벽 누수가 되어버린 몸의 꿈을 본다 언제부터일까 누수된 사랑 누수된 믿음 믿음의 70&가 누수되니 말에도 물이 없어 부딪칠 때마다 소리가 난다. 더보기
휠체어에게-박병권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휠체어에게 박병권 고통으로 내리막길 달리는 가파른 너의 몸짓 힘겨운 너의 두 바퀴 하루 종일 눈물로 버둥거리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멈춰 있다가도 바퀴가 구르는 만큼 불안한 시간의 연속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는 너는 오늘 또, 누군가의 절망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슬퍼마라. 구르는 순간마다 한줄기 희망이라도 숨 가쁘게 따라 올 테니. 휠체어에게 박병권 고통으로 내리막길 달리는 가파른 너의 몸짓 힘겨운 너의 두 바퀴 하루 종일 눈물로 버둥거리다가 어떤 날은 한없이 멈춰 있다가도 바퀴가 구르는 만큼 불안한 시간의 연속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는 너는 오늘 또, 누군가의 절망을 맞이하는지. 그러나 슬퍼마라. 구르는 순간마다 한줄기 희망이라도 숨 가쁘게 따라 올 테니. 더보기
바다-문무학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바다 문무학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 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바다 문무학 '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 주기 때문이다. '괜찮다' 그 말 한마디로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 더보기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전원범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 전원범 새들이 앉은 자리 가느다란 나무가지가 조용히 몸을 낮춘다 낮춘 채 가만히 숨을 들이 쉬더니 새들이 떠난 뒤에 '휴-'하고 숨을 내쉬며 조용히 일어서서 제자리로 간다. 아 나무도 저리 생각이 깊구나 작은 나무가지도 나무도 생각이 깊구나 전원범 새들이 앉은 자리 가느다란 나무가지가 조용히 몸을 낮춘다 낮춘 채 가만히 숨을 들이 쉬더니 새들이 떠난 뒤에 '휴-'하고 숨을 내쉬며 조용히 일어서서 제자리로 간다. 아 나무도 저리 생각이 깊구나 작은 나무가지도 더보기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문충성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문충성 달빛이 새하야니 밝다 험난했지만 아름다운 길 그 길 위로 달빛이 쏟아지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문충성 달빛이 새하야니 밝다 험난했지만 아름다운 길 그 길 위로 달빛이 쏟아지다 땀에 젖은 구두를 달빛에 말리다 더보기
나란희-강인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나란히 강인호 전주 전미동에서 구천동 산골마을로 이름 하나 가져와 나란히 올리고 나란한 것들이 이쁘고 애틋했었지요 우리 이제 귀밑머리 하얗게 늙어 같은 날 나란히 떠나진 못하겠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설천봉 나란한 주목이나 되었으면 나란히 강인호 전주 전미동에서 구천동 산골마을로 이름 하나 가져와 나란히 올리고 나란한 것들이 이쁘고 애틋했었지요 우리 이제 귀밑머리 하얗게 늙어 같은 날 나란히 떠나진 못하겠지만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설천봉 나란한 주목이나 되었으면 더보기
사랑을 삼킨 바람-김영찬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명시감상 2013 시민공모작 사랑을 삼킨 바람 김영찬 초록을 뚫고 달린다 꽃 달린 이슬이 알알이 맺히고 온 몸으로 달려드는 푸른 물방울 그대가 부르는 메아리 꿈의 터널 아, 나는 사랑을 삼킨 바람 그대를 노래하는 파랑새 춤추는 숲 속의 초록 잎사귀 신비의 비밀 문이 파르르 벙글면 숲은 문을 열어 꽃을 깨운다 사랑을 삼킨 바람 김영찬 초록을 뚫고 달린다 꽃 달린 이슬이 알알이 맺히고 온 몸으로 달려드는 푸른 물방울 그대가 부르는 메아리 꿈의 터널 아, 나는 사랑을 삼킨 바람 그대를 노래하는 파랑새 춤추는 숲 속의 초록 잎사귀 신비의 비밀 문이 파르르 벙글면 숲은 문을 열어 꽃을 깨운다 더보기
난산(卵山)에 가서-정영주 (명시감상) 명시감상 난산(卵山)에 가서 정영주 지는 해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나무들 뜨거워 온몸 비틀지만 해는 꿈쩍도 않는다 붉은 알을 낳는 해 나무들 뿌리채 흔들어 태우고 하늘은 온통 하혈이다 난산(卵山)에 가서 정영주 지는 해가 소나무 가지 사이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나무들 뜨거워 온몸 비틀지만 해는 꿈쩍도 않는다 붉은 알을 낳는 해 나무들 뿌리채 흔들어 태우고 하늘은 온통 하혈이다 더보기
밥상 앞에서-김창완 (명시감상) 명시감상 밥상 앞에서 김창완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은수저로 밥을 먹은 지 몇 십 년째인가 내 머리카락이 인제는 은수저 빛깔인데 오늘도 따뜻한 한 그릇의 밥 밥 옆에 내외처럼 놓인 따끈한 국 그 앞에 새끼들처럼 옹기종기 모인 김치보시기 나물접시 간장종지 들 아내는 평생 밥상을 차리고 우리는 그 밥을 먹고 이렇게 살아 있구나 아하 그렇구나 아내는 우리의 목숨이구나 밥상 앞에서 김창완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은수저로 밥을 먹은 지 몇 십 년째인가 내 머리카락이 인제는 은수저 빛깔인데 오늘도 따뜻한 한 그릇의 밥 밥 옆에 내외처럼 놓인 따끈한 국 그 앞에 새끼들처럼 옹기종기 모인 김치보시기 나물접시 간장종지 들 아내는 평생 밥상을 차리고 우리는 그 밥을 먹고 이렇게 살아 있구나 아하 그렇구나 아내는 우리의.. 더보기
내 사랑은- 이향지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내 사랑은 이향지 내 사랑은 길고 깊은 골절의 와중 뼈 주러진 아내를 위해 우족을 씻고 있는 남자의 물 묻은 손등 위 뼈 부러진 아내를 위해 젖은 홍화씨를 볶고 있는 남자의 구부정한 어깨 위 뜨거운 솥 안에서 하염없이 휘둘리고 있는 나무주걱의 자루 끝 내 사랑은 이향지 내 사랑은 길고 깊은 골절의 와중 뼈 주러진 아내를 위해 우족을 씻고 있는 남자의 물 묻은 손등 위 뼈 부러진 아내를 위해 젖은 홍화씨를 볶고 있는 남자의 구부정한 어깨 위 뜨거운 솥 안에서 하염없이 휘둘리고 있는 나무주걱의 자루 끝 더보기
그대여-정민호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그대여 정민호 그대여, 꽃 속에 맺힌 아침 이슬을 받아 보아라. 그렇게 어리는 맑은 순정을 읽어 보아라. 그애여, 아침에 내리는 첫눈의 푸른 보드라움을 가만히 손바닥에 놓아 보아라. 그리고 가만히 머리 숙여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아라. 그대여 정민호 그대여, 꽃 속에 맺힌 아침 이슬을 받아 보아라. 그렇게 어리는 맑은 순정을 읽어 보아라. 그애여, 아침에 내리는 첫눈의 푸른 보드라움을 가만히 손바닥에 놓아 보아라. 그리고 가만히 머리 숙여 우리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아라. 더보기
지난여름-권서각 (명시감상) 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지난여름 권서각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바닷가 언덕에 모여 근심하였네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없어서 손가락에 눈물 찍어 어둠에 대고 꼭 눌러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썼네 흩어진 별의 뼈 허물어진 모래성을 지나 지난여름 바닷가 빈 마을로 파도는 빈손으로 물 만지러 간다 파도는 배가 고파 물 먹으러 간다 파도는 눈물이 나서 물 보러 간다 지난여름 권서각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바닷가 언덕에 모여 근심하였네 모래는 누구에게 맹세할 수 없어서 별은 누구에게 맹세할 수없어서 손가락에 눈물 찍어 어둠에 대고 꼭 눌러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썼네 흩어진 별의 뼈 허물어진 모래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