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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이채 (명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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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이채

 

청춘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

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

사람이 사람인 까닭에

,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

 

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

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

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으냐

천 년을 불고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

 

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가시밭길은 살펴가며

어두운 길은 밝혀가며

때로는 갈림길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

 

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

착하게 살고 싶었다

늙지 않는 산처럼

늙지 않는 물처럼

늙지 않는 별처럼

 

,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