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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길
신원석
포플러 가로수들이 서 있는
봄길을 걷습니다
봄보다 말랑해진 밤길
고무공처럼 바람이 뛰어 다닙니다
나무 뒤에 수줍게 숨어서는
오늘따라 유난히 붉어진 얼굴의 가로등
내 얼굴 같아 화들짝,
놀라며 걷는 길입니다
그리움만큼
걸을수록 길어지는,
당신을 만나러 가는 이 길은
이미 내가 어젯밤부터
마음으로 다 걸은 길입니다
걸을수록 길어지는,
당신을 만나러 가는 이 길은
이미 내가 어젯밤부터
마음으로 다 걸은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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