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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새해 아침에-정연복 (명시감상) 새해 아침에 정연복 인생은 더러 쓸쓸해도 참 아름다운 것 벌써 오십 년을 넘게 살고서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아직도 마음 한 구석 미묘한 떨림이 있는 것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꿈틀대기 때문 내가 보듬어야 할 가족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 생각에 나도 모르게 두 손을 고이 모은다 더보기
새해의 작은 소망-정연복 (명시감상) 새해의 작은 소망 정연복 억만금(億萬金) 보석보다 소중한 하루 그 눈부신 은총의 날을 하늘은 올해도 삼 백 예순 다섯 개나 선물로 주셨다 나, 아직은 많이 서툰 인생의 화가이지만 그 하루하루의 매 순간을 사랑과 기쁨과 행복의 곱고 순수한 색깔로 예쁘게 보람있게 채색하고 싶다 더보기
새해 새 아침은-신동엽 (명시감상) 새해 새 아침은 신동엽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 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더보기
새해 인사 - 김현승 (명시감상) 새해 인사 김현승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 뛰듯 건너 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옷 입고 아니, 헌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굴러라 발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더보기
신년시-김영환 신년시 김영환 새해에는 흐르는 강 흐르게 하고요 우리들 고개 들어 먼 산 바라 봐야죠 햇살 따사로운 들녁 침묵의 걸음걸이로 다가가 떼굴떼굴 이슬처럼 풀잎 위에 누우면 어때요 새해에는 날리는 바람 날리게 두고요 우리들 야윈 손 꼭 잡으면 어때요 우리들 힘찬 발걸음 모으면 어때요 더보기
작은 지붕 위에-전봉건 (명시감상) 작은 지붕 위에 전봉건 작은 지붕 위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창틀 속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장독대에 내리는 것도 눈이고 눈 눈 눈 하얀 눈 눈은 작은 나뭇가지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오솔길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징검다리에도 내리고 새해 새날의 눈은 하늘 가득히 내리고 세상 가득히 내리고 나는 뭔가 할 말이 있을 것만 같고 어디론가 가야 할 곳이 있을 것만 같고 한 사람 만날 사람이 있을 것만 같고 장갑을 벗고 꼭 꼭 마주 잡아야 하는 그 손이 있을 것만 같고 더보기
나의 소망-황금찬 (명시감상) 나의 소망 황금찬 정결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리라 그렇게 맞이한 이 해에는 남을 미워하지 않고 하늘같이 신뢰하며 욕심 없이 사랑하리라 소망은 갖는 사람에겐 복이 되고 버리는 사람에겐 화가 오느니 우리 모두 소망 안에서 살아갈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후회로운 삶을 살지 않고 언제나 광명 안에서 남을 섬기는 이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선한 도덕과 착한 윤리를 위하여 이 해에는 최선을 다하리라. 밝음과 맑음을 항상 생활 속에 두라 이것을 새해의 지표로 하리라. 더보기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이해인 (명시감상) 신년맞이 시 감상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이해인 빨강 ―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 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새해에는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가겠습니다 초록 ―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새해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망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 더보기
설날 아침에-김종길 (명시감상)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더보기
시와 함께하는 등산로-분당 이매동 영장산 분당 이매동 영장산 시와 함께하는 등산로 2014.12.20 시와 함께하는 등산로 나무-신경림 당신을 생각만해도-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이 정하 큰 마음-윤광석 능금 - 김춘수 자네 집에 술익거든-김육 내 마음에 그려놓은 사람-용혜원 국화 옆에서-서정주 아름다운 세상-김춘경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아침의 향기-이해인 청산은 내 뜻이오- 황진이 길-천상병 아내의 아침-정세기 부부공식-최용우 광야-이육사 등산을 하며 건강도 다지고 마음의 건강도 키우고 일석이조랍니다. 꼭 한 번 가보셔요~ 행복이 있답니다!! 더보기
비교하지 말기 비교하지 말기 남과 비교하여 자기 자신을 한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와 내가 다른데 어떻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기억하세요! 나는 그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그와 다른 것입니다. -신준모 중에서- 비교하지 말기 남과 비교하여 자기 자신을 한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와 내가 다른데 어떻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기억하세요! 나는 그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그와 다른 것입니다. -신준모 중에서- 더보기
인생은 꿈을 따라 흐른다-반기문 "인생은 꿈을 따라 흐른다!" - 반기문 - 더보기
어느새-방우달 (명시감상) 명시감상 어느새 방우달 새 중에 가장 빠르게 나는 새는 어느새였다 어느새 날개를 타고 나는 어느새 예순 언덕에 올랐다 어느새 양 날개는 날아온 날개 중에 가장 늙은 날개이며 살아갈 날개 중에 가장 젊은 날개이다 백세 언덕에 오를 날까지 어느새 날개는 가장 젊은 피로 퍼득여야 한다 느리게 오래 날아라, 어느새여! 어느새 방우달 새 중에 가장 빠르게 나는 새는 어느새였다 어느새 날개를 타고 나는 어느새 예순 언덕에 올랐다 어느새 양 날개는 날아온 날개 중에 가장 늙은 날개이며 살아갈 날개 중에 가장 젊은 날개이다 백세 언덕에 오를 날까지 어느새 날개는 가장 젊은 피로 퍼득여야 한다 느리게 오래 날아라, 어느새여! 더보기
도깨비불-최외득 (명시감상) 명시감상 도깨비불 최외득 작심하고 어두운 밤 어슴푸레 기운 따라 흐르는 푸른 불빛 쭈뼛해지는 머리카락을 오들거리며 으으 도깨비불 으으으 도깨비물 이 사람아 무서워 마라 저건 썩은 참나무란다 죽어서 빛을 발하는 중생(重生)이라지 근사한 미소를 보면서도 어리석어 지레 겁먹는 것이 사람이라지. 어이 텅텅 비었구나, 네 영(靈) 도깨비불 최외득 작심하고 어두운 밤 어슴푸레 기운 따라 흐르는 푸른 불빛 쭈뼛해지는 머리카락을 오들거리며 으으 도깨비불 으으으 도깨비물 이 사람아 무서워 마라 저건 썩은 참나무란다 죽어서 빛을 발하는 중생(重生)이라지 근사한 미소를 보면서도 어리석어 지레 겁먹는 것이 사람이라지. 어이 텅텅 비었구나, 네 영(靈) 더보기
가는 해 오는 해 길목에서-경한규 (명시감상) 명시감상 가는 해 오는 해 길목에서 경한규 또 한 해가 저물어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아쉬움과 작은 안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립니다 봄볕 같은 햇살에 땅 끝이 다시 파릇파릇 되살아나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고 투덜거리다가도 가던 길 멈추고 별빛 끌어내리면 이내 없는 이들의 가슴에 스미어 참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12월의 플랫폼에 들어서면 유난히 숫자 관념에 예민해집니다 이별의 연인처럼 22 23 24......31 자꾸만 달력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한 해 한 해 냉큼 나이만 꿀꺽 삼키는 것이 못내 죄스러운 탓이겠지요 하루하루 감사의 마음과 한 줌의 겸손만 챙겼더라도 이보다는 훨씬 어깨가 가벼웠을 텐데 말입니다 오는 해에는 이웃에게 건강과 함박웃음 한 바가지만 선물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우리는 누구나 홀로 .. 더보기
송년의 시-윤보영 (명시감상) 명시감상 송년의 시 윤보영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주어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며 안타까운 기억 속에서 서성이고 있다 징검다리 아래 물처럼 세월은 태연하게 지나가는데 시간을 부정한 채 지난날만 되돌아보는 아쉬움 내일을 위해 모여든 어둠이 걷히고 아픔과 기쁨으로 수놓인 창살에 햇빛이 들면 사람들은 덕담을 전하면서 또 한 해를 열겠지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올해 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더보기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함께 어울리며 살아요. 인연이란 이런 거래요. ​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트고, 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쉬고,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고, 맹수들은 산이 깊어야 하고, 지렁이는 흙이 있어야 살고 또한, 나무는 썩은 흙이 있어야 뿌리를 깊이 내릴수 있고 이렇듯 만남이 인연의 끈이 됩니다. 우리 서로서로 기대어 도움주며 살아요... 네것 내것 따지지말고 받는 즐거움은 주는 이가 있어야 하니 먼저 줘보래요. 받을 사람은 받고, 주는 사람은 주는 것이 인생이지요 주고 받을 이가 옆에 있음이 행복이고요. 아무리 좋은말도 3일이요, 나쁜말도 3일이려니... 3초만 생각해봐도 좋은건지 나쁜건지 사람은 다 안답니다. 우리 서로 3초만 더 생각해보면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랑하게 되겠지요.. 더보기
진정한 배려란 진정한 배려란 어느 부대에 한 이등병이 있었다. 그 이등병은 추운 겨울날 밖에서 언 손을 녹여가며 찬 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소대장이 그것을 보고 안쓰러워 한마디를 건냈다. "김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그 이등병은 소대장의 말을 듣고 취사장에 뜨거운 물을 얻으러 갔지만 군기가 빠졌다는 야단만 듣고 정작 뜨거운 물은 얻지를 못했다. 다시 빨래를 하고 있는 김이병 옆을 이번에는 중대장이 지나갔다. "김이병 동상 걸리겠다.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김이병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취사장에 가지 않았다. 가 봤자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혼만 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행정보급관이.. 더보기
젊음과 늙음을 구별하는 법 젊음과 늙음을 구별하는 법 믿음이 있으면 젊은 것이고, 의혹이 있으면 늙은 것이다. 자신감이 있으면 젊은 것이고, 두려워하면 늙은 것이다. 희망이 있다면 젊은 것이고, 절망한다면 늙은 것이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만들지만, 사라진 열정은 영혼에 주름을 만들다. - 가오위엔, ‘승풍파랑’에서 철강왕 카네기와 맥아더 장군 사무실 벽에 걸려있던 내용이라고 합니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에도 유사한 내용이 나옵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합니다. 젊음과 늙음은 나이와 육체가 아닌, 열정과 희망, 호기심과 도전에 의해 구분됩니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더보기
인생을 아름답게 살게 하는 글 인생을 아름답게 살게 하는 글 Ⅰ 길을 잃어도 사람을 잃지 말라는 말처럼 언제나 사람에 대한 희망을 뜨겁게 간직 하자. 사람이 길이요, 사람이 희망이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 만남의 지혜 - Ⅱ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한 가지 일로 너무 상심하지 마라. 인생, 많은 수 있는 것 같으나 딱, 두 수밖에 없다. 이런 수 하나, 저런 수 하나, 그 뿐이다 - 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 Ⅲ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고 마음이 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 인생아 고맙다 - Ⅳ 인생은 거울과 같으니 비친 것을 밖에서 들여다 보기보다 먼저 자신의 내면을 살펴야 한다. - 흔들리는 나에게 필요한 한 마디 - Ⅴ 몸이든 마음이든 비우면 시원하고 편안해집니다. 반대로 .. 더보기
행복의 비결 행복의 비결 요컨대 행복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가능한 폭넓은 관심을 가질 것, 둘째, 당신의 관심을 끄는 사물들과 사람들에게 적대적인 반응 보다는 우호적인 반응을 보일 것. - 버트런드 러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 왔는가’에서 행복은 조건이 아닌 기술과 노력입니다. 근본적인 행복은 그 무엇보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우호적인 관심에 달려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좋아한다는 것은 아마도 행복의 원천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더보기
12월 이외수 12월의 시 12월의 시 겨울의 시 명시감상 12월 이외수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 있는 거리 아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길이 막힌다 흑백 사진처럼 정지해 있는 시간 누군가 흐느끼고 있다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폭설 속에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 이 한 해의 마지막 언덕길 지워지고 있다 (이외수·소설가, 1946-) 더보기
12월의 기도 목필균 12월의 시 12월의 시 겨울의 시 명시감상 12월의 기도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재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 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 더보기
12월 오세영 12월의 시 12월의 시 겨울의 시 명시감상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오세영·시인, 1942-) 더보기
12월의 공허 오경택 12월의 시 12월의 시 겨울의 시 명시감상 12월의 공허 오경택 남은 달력 한 장 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 되물어 보지만 돌아보는 시간엔 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고 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 알고도 못함인지 모르고 못함인지 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 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 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 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 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 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 12월의 공허 작년 같은 올 한 해가 죽음보다 진한 공허로 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 (오경택·교사 시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