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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주례호프만

남자의 발등을 밟으며 청혼하는 중국 장가계 토가족 여자

 

 

 

 

 

 

남자의 발등을 밟으며

청혼하는 중국 장가계

토가족 여자

 

"장가계 가면 발등을 조심하라!"

 

 

 

 

중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인 장가계.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장가계가 천하절경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토가족은 바로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중국의 소수민족이다.

 

연애, 청혼, 결혼 모두 여자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정하는 모계사회인 토가족. 그들의 독특한 결혼 풍습을 알아보자.

 

토가족은 모계(母系) 중심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중국의 소수 민족이다. 자녀를 낳으면 어머니의 성()을 따르며 일처다부제도 허용된다. 결혼과 관련된 의사 결정도 모두 여성이 주도하는데 그 양상을 가장 대표적으로 볼 수 있는 풍습이 ‘발등 밟기’이다. 토가족 여인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먼저 그의 발등을 밟으며 청혼을 한다.

 

장가계로 관광을 간 사람이라면 듣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느 한국 남자가 관광을 왔다가 토가족 여자에게 발등을 찍히고 말았다고 한다. 그는 결국 1천위안, 우리 돈으로 15만원을 주고 간신히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단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런 이야기에서도 위세 등등한 토가족 여자의 청혼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발등을 밟힌 토가족 남자가 청혼을 거절하려면 황소 한 마리를 주거나 한 달 동안 여자 집에 가서 일을 해줘야 한다. 반대로 결혼을 하고 싶으면 발을 밟힌 후, 똑같이 여자의 발을 밟으면 된다.

 

그렇다고 토가족의 모든 결혼이 반강제적인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이성교제에 매우 개방적이어서 남녀간의 자유로운 연애가 가능하다. 매년 3 3일은 토가족 연인의 날이다. 이날이면 토가족 처녀총각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노래로 자기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한다. 먼저 총각이 노래를 한마디 부르면 처녀가 노래로 화답한다. 마지막 사랑고백은 역시 서로 발등을 살며시 밟으며 장래를 약속하게 된다.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 남자는 결혼할 여자 집에 찾아 가서 장래의 장인, 장모에게 인사를 한다. 예비 신랑이 짊어지고 온 대나무 바구니를 내려서 안방으로 들여보낸다. 여자는 살짝 안방으로 들어가서 바구니를 열어본다. 그리고 바구니 안에 들어 있는 돼지족발을 손에 들고 자세히 살펴본다. 만일 족발에 아무런 표시가 없을 경우, 남자 쪽에서 아직 결혼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반면에 발굽 근처에 구멍이 뚫려 있으면 택일을 재촉하는 의미다.

 

여자 쪽은 서둘러 결혼 준비를 해야 한다. 여자가 사정이 있어 그해에 결혼할 수 없거나 한동안 부모 곁을 떠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자가 돌아갈 때 족발과 꼬리를 답례품과 함께 바구니에 넣어 보내면 된다. 남자가 집에 돌아가 풀어보면 곧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남자는 다음해까지 기다려야 한다.

 

결혼이 결정되면 신랑 집에서는 먼저 점쟁이한테 가서 결혼 날짜를 받는다. 날짜가 정해지면 신부 집에서는 목수에게 나무 침대를 만들도록 하는데 일체의 비용은 신랑 측에서 부담한다.

 

 

잘 울수록 칭찬 받는 토가족 신부

 

 

결혼을 약 한 달 앞두고 토가족 처녀들은 울기 시작한다. 이는 ‘발등 밟기’와 더불어 토가족의 가장 전통적이고 오래된 풍습이다. 우는 데도 방법이 있는데 그냥 우는 것이 아니고 노래에 곡을 붙여가며 운다. 짧게는 열흘, 길게는 두 달가량 계속 운다.

 

그래서 토가족 여자들은 목소리가 쨍 하고 톤이 높단다.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생후 한 달 이후, 15세까지 계속 울린다. 12세가 되면 동네에서 잘 울기로 소문난 아주머니를 전문 선생으로 모시고 우는 방법을 가르친다. 일종의 과외공부이다.

 

여자는 결혼 전에만 우는 것이 아니라 시집간 첫날 시부모 앞에서도 구성지게 울어야 한단다. 이렇게 토가족이 울음에 집착하는 이유는 ‘얼마나 많이 울었냐’에 따라 결혼 후의 명성이나 시집살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댁에서는 구성지게 잘 울고 눈이 퉁퉁 부어올라야 며느리를 잘 보았다고 소문이 난다. 이로써 집안사람으로 인정하고 재산 상속을 해주고 곳간 열쇠를 준다. 만약 눈이 많이 부어 있지 않으면 3년을 더 연습할 때까지 곳간 열쇠를 내놓지 않는다고.

 

울음 노래의 가사를 보면 부모와 울기, 형제자매와 울기, 중매꾼 욕하기 등 여러 가지 내용이 있다. 가사의 양이 천 줄도 넘는데 우는 것이 얼마나 절절한지 토가족 처녀가 결혼을 앞두고 울기를 시작하면 철석간장도 녹아내린다고 한다.

 

아무리 모계사회, 여성상위 사회라 할지라도 결혼에 대한 여자들의 불안감은 모두 같은 모양이다. 아니면 토가족만의 특별한 울음에 대한 철학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