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생활/좋은 시

가을이 온다-박이도 (명시감상)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명시감상

 

9월의 시

 

가을이 온다 / 박이도

 

 

9월이 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할 심사.

중심을 잃고 떨어져갈

적, 황의 낙엽을 찾아

먼 사원의 뒤뜰을 거닐고 싶다.

잊어버린 고전 속의 이름들,

내 다정한 숨소리를 나누며

오랜 해후를, 9월이여.

양감으로 흔들리네

이 수확의 메아리

잎들이 술렁이며 입을 여는가.

어젯밤 호숫가에 숨었던 달님

혼사날 기다리는 누님의 얼굴

수면의 파문으로

저 달나라에까지 소문나겠지.

부푼 앞가슴은 아무래도

신비에 가려진 이 가을의 숙제

성묘 가는 날

누나야 누나야 세모시 입어라

석류알 터지는 향기 속에

이제 가을이 온다.

북악을 넘어

멀고 먼 길 떠나온 행낭 위에

가을꽃 한 송이 하늘 속에 잠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