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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달개비-김명숙 (명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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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무도 들지 않아요 작은 꽃들

떠난이의 손속처럼 아직 온기 남아 가늣히 물기 흐르고

쫄쫄 쫄 빈 창자족을 타고 내려가듯 번지는 꽃들

 

작게 몸 웅크려 물음표로 피는 꽃

누가 아나요 이걸 꽃이라 말할 일도 없는 저 쪽빛 창랑에

멧팔랑나비 찾아오는 일, 아무도 눈에 넣이 않는 꽃

좁장한 길 분분히 피다

한낮 지나 스스르 지는 꽃

 

 

달개비

 

김명숙

 

꽃이 피었어요 숲의 낮은 비탈을 점령한 쪽빛 군단

끓어 넘치듯 길을 덮었어요 새가 숲으로 날아간 거기

그 새에 꽃이 피었어요 이슬비 촉촉한 이랑처럼 줄지어

넌출거리는 꽃속엔 아무도 들지 않아요 작은 꽃들

떠난이의 손속처럼 아직 온기 남아 가늣히 물기 흐르고

쫄쫄 쫄 빈 창자족을 타고 내려가듯 번지는 꽃들

 

작게 몸 웅크려 물음표로 피는 꽃

누가 아나요 이걸 꽃이라 말할 일도 없는 저 쪽빛 창랑에

멧팔랑나비 찾아오는 일, 아무도 눈에 넣이 않는 꽃

좁장한 길 분분히 피다

한낮 지나 스스르 지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