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걸 명시감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송년(送年) -박인걸 (명시감상) 명시감상 송년(送年) 박인걸 출발은 언제나 비장했으나 종말은 항상 허탈이다. 동녘의 첫 햇살 앞에 고개 숙여 경건하게 다짐한 결심이 무참히 무너진 연종(年終) 거창했던 구호와 문신처럼 새겨 넣은 각오 작심삼일이 되어 모래성처럼 무너진 한 해 지나온 한 해를 생각하면 자괴감에 슬프고 이루지 못한 소망들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게을렀던 내 탓이다. 이맘때만 되면 내 모습은 점점 쪼그라들고 길바닥에 뒹구는 막돌멩이만큼 초라하다. 하지만 눈을 들어 새 캘린더를 바라본다. 잎만 무성한 나무아래 도끼가 날을 서고 있지만 다시 삼백 예순 닷새가 있기에 (박인걸·목사 시인)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