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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11월-나희덕 (11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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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

가을의 시

명시감상

 

 

 11 - 나희덕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