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필균 송년회 썸네일형 리스트형 송년(送年) 송년(送年) ‘후미진 골목 두 번 꺾어들면 / 허름한 돈암곱창집 / 지글대며 볶아지던 곱창에 / 넌 소주잔 기울이고 / 난 웃어주고 / 가끔 그렇게 안부를 묻던 우리’들이 ‘12월 허리에 서서 / 무심했던 내가 / 무심했던 너를 / 손짓하며 부른다.’ ‘나라님도 어렵다는 살림살이 / 너무 힘겨워 잊고’ 지내다가 ‘둘이서 / 지폐 한 장이면 족한 / 그 집에서 일년 치 만남을 / 단번에 하자’고. 송년에 즈음하면 우리는 이렇게 일 년치의 모임을 한꺼번에 치른다. 이제 연례행사다. 이맘때쯤이면 인생이 느껴지고, 자꾸 작아지고, 신이 느껴지면서 갑자기 철이 든다고 시인 유안진이 그랬다. 지나온 일년이 한 생애나 같아져서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지는 걸까.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드는’, 나의 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