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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잎들도 흐른다 / 정연복
살아 있는 것들은
흐른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흐른다, 변한다
잎들도 흐른다
계절 따라 변화한다.
봄날에 그 곱던
연둣빛이더니
여름날에는
날로 짙푸르더니
구월 초이튿날
미지근한 햇살 아래
나뭇잎들 살금살금
옅은 갈색으로 물들어간다.
단풍의 전조인가
낙엽의 예고편인가
말없이 조용히
제 몸의 변해 가는 색깔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저 어른스런 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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