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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낙엽 이야기
정연복
꽃샘추위 너머
꿈같이 기적같이 피어
연초록으로
날로 짙푸른 빛으로
세상에 눈부시던 나의 날들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시간은 흘러
이제 총총 떠나갑니다.
작고 여린 몸으로
한세월 그리 쉽지는 않았지요
햇살 받아 따습고
산들바람과 행복한 춤도 추었지요
새벽 찬이슬에 말없이 떨고
기우는 달빛 아래 외롭기도 했지요
이름도 없이, 아무런 욕심도 없이
한 생 꿈같이 흘러갔지요.
아, 짧았던 목숨의 날들
기쁘고 슬펐던 내 세 계절의 생
이 한 몸밖에
달리는 더 줄 것 없어
낮아지고 낮아지는
황금빛 카펫 하나 깔아드리니
나를 밟으며 걸어가세요
꼭꼭 밟으며 걸어가세요.
어쩌면 나의 존재와 멀지 않은 그대
안으로 눈물 감춘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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