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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스크린도어의 시
아름다움을 위한 병고
김백겸
제비꽃 같은 하늘의 푸른 옷소매를
보느라고 숲으로 달아나는 마파람의 흰
발목과 어둠의 어꺠에 기댄 황혼의
목덜미를 보느라고 눈에 병이 들었네
한밤중에 희나무 이파리로 핀 달빛의
침묵을 듣느라고 창백한 지붕들이 검은
그림자를 물방울처럼 떨어뜨리고 밤하늘
별들이 개망초꽃처럼 피어나는 소리를
듣느라고 귀가 병이 들었네
우울과 탄식이 드센 억새풀처럼 피어있고
시간의 강물은 그 수량을 줄여 바닥의 험한
돌들이 들여다보이고 나비와 곤충들이 비밀
꿀을 찾아 나서던 허공의 길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몽상의 숲에서 나는 슬펐다네
아름다움을 위한 병고
김백겸
제비꽃 같은 하늘의 푸른 옷소매를
보느라고 숲으로 달아나는 마파람의 흰
발목과 어둠의 어꺠에 기댄 황혼의
목덜미를 보느라고 눈에 병이 들었네
한밤중에 희나무 이파리로 핀 달빛의
침묵을 듣느라고 창백한 지붕들이 검은
그림자를 물방울처럼 떨어뜨리고 밤하늘
별들이 개망초꽃처럼 피어나는 소리를
듣느라고 귀가 병이 들었네
우울과 탄식이 드센 억새풀처럼 피어있고
시간의 강물은 그 수량을 줄여 바닥의 험한
돌들이 들여다보이고 나비와 곤충들이 비밀
꿀을 찾아 나서던 허공의 길들이 모두
사라져버린 몽상의 숲에서 나는 슬펐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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