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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제주, 그리고 바다
윤종남
종이처럼 구겨진 날들 씻어내려고
선배 언니와 함께 제주 바다에 왔다
오래된 목숨의 얼룩
빈 가슴으로 삭혀내듯이
내 잠든 시간들이 물너울에 일렁이고
갈매기 흰 울음이 수평선을 긋고 간다
그리움 예까지 따라와
발끝에 철석이고
해안선을 돌아 주상절리대, 외돌개까지
바다 앞에 서 보니 또 하나의 바다가
저마다 할 말이 많은가
내 가는 길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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