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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입추(立 秋)-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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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입추( 秋)

유치환

                                    

이제 가을은 머언 콩밭짬에 오다

 

콩밭 넘어 하늘이 한 거름 물러 푸르르고

푸른 콩닙에 어짜지 못할 노오란 바람이 일다

 

 

쨍이 한 마리 바람에 흘러 흘러 지붕 넘으로 가고

땅에 그림자 모두 다소곤히 근심에 어리이다

 

밤이면 슬기론 제비의 하마 치울

꿈자리 내 맘에 스미고

내 마음 이미 모든 것을 잃을 예비되었노니

 

가을은 이제 머언 콩밭짬에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