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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먹다
봄은 먹는 것이란다
제철을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올랐으니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것이란다
얼었던 땅을 쑤욱 뚫고 올라온
푸르고 향긋한 쑥에
깊은 바다 출렁거리는
멸치 한 그릇 받아
쌈 싸서 먹어 보아라
봄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육질의 맛이다
生으로 먹으니 날맛이란다
자연에서 방금 건져내서 싱싱하다
매화 넣고 진달래 넣고 벚꽃도 넣고
빗물에, 산들바람에, 햇살에
한바탕 버무렸으니
저 봄을 뼈째 썰어 먹는 것이란다
살짝 씹기만 해도
뭉그러질만큼 살이 부드럽다
우리네 산하가 국그릇에 담겨 있어
후루룩 봄을 들여마시는 것이란다
맑고 담백한 봄국으로
입안에 향기가 가득 퍼지니
갓 잡아 비릿하면서도 감칠맛의
봄은 따스한 국밥이란다
허기진 속을 달래주는 부엌의
뜨거운 솥의 탕 같은 것이란다
(김종제·교사 시인, 강원도 원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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