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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 / 최홍윤
내 반평생을 꽉 채우는
7월의 나날은 소낙비에 젖는다
나는 낯익은 돌부리를 걷어차며
성 하의 길, 아늑한 곳으로 가야 한
가는 길에는 치자 꽃이 피고
계집아이처럼 손끝에다 꽃잎 물 들이며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바다로 가야 한다
포구에는 재갈매기
해 뜨는 하늘이 좁다고 아우성일 데고
신작로에는 삐죽삐죽 잡초 무성할 거다.
파리채 토닥이며
물오징어처럼 흐물흐물한 갯가의 세월,
세월을 내 걸고 있을 할머니의 안부를 묻고
어느 한 시절에 비해
게을러진 나를 사정없이 나무라야 한다
7월 땡볕에
아스팔트를 가르는 왕바랭이처럼
윤기나게
한 번 살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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