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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봄
풀 먹인 홑청 같은 봄날
베란다 볕 고른 편에
아이의 신발을 말리면
새로 돋은 연둣빛 햇살들
자박자박 걸어 들어와
송사리 떼처럼 출렁거린다
간지러웠을까
통유리 이편에서 꽃잠을 자던 아이가
기지개를 켜자
내 엄지발가락 하나가 채 들어갈까 말까 한
아이의 보행기 신발에
봄물이 진다
한때 내 죄가 저리 가벼운 때가 있었다.
(김병호·시인,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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