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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9월의 시
9월
문인수
무슨 일인가, 대낮 한차례씩
폭염의 잔류부대가 마당에 집결하고 있다.
며칠째, 어디론가 계속 철수하고 있다.
그것이 차츰 소규모다.
버려진 군용 텐트나 여자들같이
호박넝쿨의 저 찢어져 망한 이파리들
먼지 뒤집어쓴 채 너풀거리다
밤에 떠나는 기러기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몇몇 집들이 더 돌아와서
또, 한세상 창문이 여닫힌다.
출처 :『동강의 높은 새』, 세계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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