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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한가위-허의행 (명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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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시감상

 

한가위

 

허의행

 

거미줄에 달빛이 엉킨다

거미줄도 달빛도 끊어지지 않는다

달빛이 흘러내린다 손을 벌리면

손바닥에 달빛이 고인다

손톱마다 달물이 든다

 

나뭇잎에 달빛이 젖어든다

젖은 나뭇잎은 달빛을 안고 무게를 느낀다

풀잎에 맺힌 이슬의 알맹이엔 달빛이

탱탱하고 동그랗게 익어간다

 

달빛에 숨어서 벌레들이 운다

길고 가늘고 질긴 울음은 달빛 속을 파고든다

울음이 달빛을 엮는다

울음으로 엮어놓은 달빛이 돌담에 쌓인다

 

밤에만 피는 분꽃이 마당가에 피었다

꽃 속에 달빛을 품고 밤을 지샌다

씨앗을 까보면 씨앗마다 까만 씨앗 속에

잘 여문 달빛이 으꺠진다

 

 

밤에만 피는 분꽃이 마당가에 피었다

꽃 속에 달빛을 품고 밤을 지샌다

씨앗을 까보면 씨앗마다 까만 씨앗 속에

잘 여문 달빛이 으깨진다

............

 

행복은 돈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