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박광호(모세)
신선한 감촉의 풀밭에 몸 누이고
하얗게 부서지는 물보라 떠올린다
맑은 물에 때 묻은 영혼을 씻으며
하느작거리는 잎들을 떠올린다
대지에 열풍기를 돌려대는 8월은
한낮에 도시와 해변을 지배하고
밤이 되어서야 숲속에 머문다
더위에 절인 잎들이 단꿈을 꾼다
그런가 하면, 동서남해 바다는
낮에 금빛 밤에 은빛 물비늘로
쉬지 않고 <천지창조>*를 울리며
영겁의 역사를 생생히 증언한다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8월은 생존을 위한 전장이다
살아남기 위해 서로 투쟁하고
동면의 계절 위해 땀을 흘린다
뭇 사람들은 잔인한 방법으로
상대를 죽이고 남의 것을 가로챈다
마치 성배의 기사처럼 행세하지만,
기실은 탐욕에 눈먼 족속이다
8월의 주인은 우주의 조물주다
태양과 달과 항성과 은하수를
상감청자이듯 하늘에 박아 놓아
당신의 영광과 사랑을 드러낸다
하지만 지구는 욕망과 산업화로
생명의 밀림이 속속 사라지고 있다
오존층이 파괴되어 폭염이 휩쓸고
빙하가 녹으며 재앙을 부른다
오! 유난히 사람을 사랑하신 주님!
재를 뒤집어쓴 니네베의 회개를
특히 정치인과 부자들에게 주소서
그들이 불볕 아래 뉘우치게 하소서
그들은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지구 생태환경을 황폐하게 하고
무고한 백성들을 굶주리게 하고
세계가 파멸의 무덤을 파게 한다
오! 유난히 한국을 사랑하신 성모님!
핍박받는 자녀들을 위해 빌어주시어
많은 순교자에게 성인품을 주신 이여,
이제는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소서
저희들이 매일 속죄의 삶 바치면서,
성모님의 성덕을 실천하게 하소서
언제나 기도와 찬양을 바치면서,
주님 뜻에 따라 힘차게 살게 하소서
무성한 나무 아래서 더위를 식히는
아낙들의 평화로운 모습이듯이,
우리는 무딘 가슴에 믿음을 담고
8월의 주님께 소망과 사랑 드리리라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
이웃 사랑으로 당신을 보이리라
혹여 내일 종말이 닥친다 하더라도,
8월의 주님께 영광의 노래 바치리라.
(2013년 8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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