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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감상
8월
안재동
너만큼 기나긴 시간 뜨거운 존재 없느니.
뉜들 그 뜨거움 함부로 삭힐 수 있으리.
사랑은 뜨거워야 좋다는데,
뜨거워서 오히려 미움받는 8월아.
너 때문에 사람들 몸부림치고 도망다니고
하루 빨리 사라지라며 짜증스러워 하지만
야속타 않고 그저, 어머니처럼
삼라森羅 생물체들 품속에 다정히 끌어안고
익힐 건 제대로 익혀내고
삭힐 건 또 제대로 삭혀내는 8월아.
때 되면 깊고 긴 어둠속으로 스스로 사라질,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아.
언젠가는 홀연히 가고 없을 너를 느끼며
내 깊은 곳 깃든, 갖은 찌끼조차
네 속에서 흔적 없이 삭혀버리고 싶다.
너로 인해 올해도 내가 잘 익는다 8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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