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공재테크/호프만칼럼

사과 좀 깍아주세요-감동글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감동글

 

사과 좀 깍아주세요

암 병동 간호사로 야간 근무할 때 일어난
 
일입니다. 새벽 다섯 시쯤 갑자기 병실에서
 
호출 벨이 울렸습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런데 대답이 없었습니다.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부리나케 병실로 달렸습니다
.

창가 쪽 침대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입원 중인 환자였습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놀란 마음에 커튼을 열자 환자가
 
태연하게 사과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간호사님, 나 이것 좀 깎아 주세요.
 

헐레벌떡 달려왔는데
 
겨우 사과를 깎아 달라니
... 
맥이 탁 풀렸습니다.그의 아내가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런 건 보호자에게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냥 좀 깎아줘요.
 

다른 환자들이 깰까 봐
 
실랑이를 벌일 수도 없어
 
사과를 깎았습니다
.
그는 내가 사과 깎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먹기 좋게 잘라 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귀찮은 표정으로
 
사과를 반으로 뚝 잘랐습니다
.
그러자 예쁘게 좀 깎아 달라고 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별난 요구하는 환자가
 
못마땅해 못 들은 척 사과를
 
대충 잘라 주었습니다


나는 사과 모양새를 여전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그를 뒤로하고 서둘러
 
병실을 나왔습니다
.
며칠 뒤

그분은 상태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삼일장을 치른 그분의 아내가 수척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습니다
.
“사실 새벽에 사과 깎아 주셨을 때
 
저 깨어 있었어요. 그날 아침

남편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깎은 사과를 내밀더라고요

제가 사과를 참 좋아하는데
 
남편은 손에 힘이 없어
 
깎아 줄 수가 없었어요
.

저를 깜짝 놀라게 하려던
 
그 마음을 지켜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간호사님이 바쁜 거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누워 있었어요

혹시 거절하면 어쩌나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정말 고마워요.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습니다

나는 그 새벽, 가슴 아픈 사랑 앞에
 
얼마나 무심하고 어리석 었던지
... 

한 평 남짓한 공간이
 
세상의 전부였던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고된 삶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

그녀가 눈물 흘리는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마지막 선물을 하고
 
떠나게 해 줘서 고마웠다고

그것으로 충분했노라고
...

어느 누군가에게는
 
하찮은 부탁일지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크나 큰 삶임을
......

그리고 작은 사랑이
 
얼마나 한 인생에 큰 감동이
 
될 수 있는지도 배웁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땅에서
 
허락된 시간에 작은 봉사라도
 
나눔이라도 섬김이라도
 
실천하며 살 일입니다
.

PS:
강원도 어느 병원의
 
암병동에서 환자 부부와의 사연을
 
간호사가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