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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5월 - 안재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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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엔, 왠지 집 대문 열리듯
뭔가가 확 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으로
희망이랄까 생명의 기운이랄까
아무튼 느낌 좋은 그 뭔가가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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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엔, 하늘도 왕창 열려
겨울 함박눈처럼
만복이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든다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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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엔, 아기 손처럼 귀엽고 보드라운,
막 자라나는 메타세쿼이아의 잎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만져보노라면
오랫동안 마음속에 응결되어 있던
피멍 하나 터져
그곳에서 새순이라도 쑤욱 돋아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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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엔, 세월이 아무리 흘렀어도
여전히 그때의 그 싱그러운
당신의 얼굴 같은 그런 느낌이 있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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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엔, 천지를 가득 채우는
따사로운 햇살에
오랫동안 잠겨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집먼지진드기 같은 잡념을 태워보자
어디에선가 꼭꼭 숨어
유서라도 준비할 것만 같은
그런 사람아
(
안재동·시인,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