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연한 현실을 잘 그린 미생의 교훈
'미생'이 뜨거운 관심 속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2014.12. 20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은 최고 시청률 10.3%를 기록하며 드라마 자체 시청률 최고치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마지막회에서 장그래(임시완 분)는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지만 다시 뭉친 영업3팀이 다시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가슴 벅찬 장면이 그려졌다.
수많은 직원들이 애쓰고 염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가능성을 비쳤던 장그래의 정규직 전환은 실패로 돌아갔다. 오상식 차장(이성민 분)은 과거 영업 부장이었던 김부련(김종수 분)을 사장으로 내세워 새로운 회사를 꾸렸고 오차장과 장그래를 떠나 보낸 김동식 대리(김대명 분)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 회사에 합류하게 돼 다시 뭉친 영업3팀의 새 삶을 보여줬다.
드라마 1회에서 프롤로그로 등장했었던 요르단 장면이 에필로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완생으로 나아가는 장그래의 삶이 원작에 없었던 요르단의 이국적 색채에 녹아들며 가슴 벅찬 절정의 결말을 선사했다.
새 삶을 꾸린 지 1년 째, 일에 자신감이 붙은 장그래는 오차장에게 "차장님, 저 홀려보세요. 저 홀려서 잡아보세요. 차장님의 뭘 팔 수 있어요?" 라는 말로 그들의 첫 만남에서 오차장이 장그래에게 던졌던 말을 되받아치는 수미상관 마지막 장면으로 최고의 1분을 기록했다.
미생은 명언들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오차장이 장그래에게 준 카드. "더 할 나위 없었다 YES!". 오차장이 장그래에게 주는 가장 큰 칭찬으로 직장인이라면 상사에게 받고 싶은 한마디가 이런 것이 아닐까? 미생의 줄거리는 바둑에서의 미생과 비슷하다. 바둑에서 미생이란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돌을 이르는 말을 의미한다.
앞서 원작 '미생' 웹툰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과 그 속의 인간관계를 구체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특히 드라마 '미생'의 주역들과 웹툰 '미생' 윤태호 작가의 캐릭터는 싱크로율 100%에 가깝게 표현됐다.
'미생'의 성공 요인은 결국 '우리의 공감'이었다. '미생'은 '갑' 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까마득한 '을'의 고군분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오늘 우리의 회사원들의 눈물 겨운 우정을 그린 드라마. 무스펙 고졸 장그래(임시완 분)가 낙하산으로 원인터내셔널에 입사한 후 벌어지는 리얼한 직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국에 '미생' 열풍을 일으키며, 올해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김원석 PD는 "직장인이 느끼는 불안감, 외로움에 집중한 드라마"라며 "처음엔 타인 같지만 내 온도와 맞는 사람들이 보이고, 소중함이 느껴지는 걸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미생'을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드라마로 만들려고 했다. 시청자들 울리려고 만든 드라마는 아니었다"며 "('미생'을 본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를 듣고 '다들 정말 힘들게 사는구나. 그래서 드라마에 공감하는구나'라고 느꼈다. 외롭고 우울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드라마로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당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윤정 작가도 "'미생'의 바탕은 사람에 대한 연민이다. 시청자들 역시 '미생'의 모든 캐릭터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 같다"며 "'드라마 속 하대리와 강대리는 부하 직원에게 못되게 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부하 직원에 대한 연민이 깔려 있다. 시청자들도 외로움과 연민을 공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생'의 성공 요인은 공감 외에 참신함이 꼽힌다. 한국 드라마의 뻔한 공식을 깼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 대신 직장인들의 훈훈한 브로맨스(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의 합성어. 사랑보단 멀고 우정보다 뜨거운 남성들의 묘한 관계를 담은 단어)를 그렸다. 대표적인 '브로맨스' 커플은 계약직 인턴 장그래(임시완)와 오상식 차장(이성민). 나이, 직위, 세대를 뛰어넘은 우정으로 올해 최고의 브로맨스 커플로 등극했다.
정윤정 작가는 "개인적으로 휴머니즘이 있는 브로맨스를 좋아한다. '영웅본색'(주윤발-장국영 주연 홍콩영화) 세대라, 브로맨스의 감성이 있다. 남녀의 멜로보다 브로맨스가 좋다"며 "제일 어려운 게 키스신인데 이번에 없어서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며 "지상파에서 '미생'을 방송해도, 남녀의 멜로는 배제했을 것이다. '미생'을 통해 좋아하는 브로맨스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미생'의 또다른 성공 요인은 세대가 공감하는 '리얼한 직장생활'이다. '미생' 제작진은 진짜 직장생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정윤정 작가는 "큰 욕심이지만 전 세대가 공감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30대인 서브작가들이 20~30대를 연구하고, 감독과 나는 40대 이상을 연구하며 보편성을 찾았다"며 "서브 작가 중 2명은 대기업에 들어가 아침 9시부터 퇴근시간까지 직장생활을 취재했다"고 설명했다.
'미생'의 성공으로, 출연배우들은 저절로 스타가 됐다. 주인공 임시완은 20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김원석 PD는 "역할은 100% 인연이 있다. 임시완 씨는 자기 복을 가지고 간 것 같다. 임시완이 원톱 주연으로 나설 자질을 인정받아 뜻깊게 생각한다. 많은 시나리오를 받는다고 들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미생의 모든 출연진에게 박수를....미생 안녕~ 이제 우리 모두 완생을 향하여 아자아자!!
미생 15가지 명언
1.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
2. 알면서도 안 하는 사람과 알면서도 하는 사람
3. 골을 넣으려면 일단 공을 차야 한다.
4. 사업하다 가장 위험한 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다.
5. 위험한 것에 과감히 뛰어드는 것만이 용기는 아니다. 뛰어들고 싶은 용기를 외면하고 묵묵히 나의 길을 가는 것도 용기다.
6. 확신은 안 서는데 꼭 두고 싶은 한 수 이기고 지든 두고 싶은 수는 두어지게 마련이다.
7. 격식을 깨지 않으면 고수가 될 수 없다. 격식을 깨는 것, 파격
8. 신입이 120% 하려는 것만큼 팀을 위험하게 하는 것도 없다.
9. 싸움은 기다리는 데서 시작이다.
10. 남들에게 보이는 것은 상관없어요. 화려하진 않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11. 전부인 것처럼 보여도 조금만 벗어나 보면 아주 작은 부분의 일부임을 알게 된다.
12. 수승화강, 머리는 차갑게 마음은 뜨겁게
13. 기초가 없으면 계단을 오를 수 없다. 기초 없는 성취는 오르는 것이 아니라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14.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
15. 왔다리 갔다리 그게 삶의 맛이지.
지금도 이 시간에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좋은 도움이 되는 글귀 같네요.
전 특히 7번 문구가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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