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억새 명산 명성산
억새 우는 소리 울음산
포천 명성산
경기도 포천 명성산(922m)은 억새로 명성이 높은 산이다. 억새 군락지 규모는 19만8000㎡로, 다른 억새 산에 비해 작은 편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가깝고 산정호수를 품고 있어 가을이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명성산(鳴聲山)을 우리말로 풀면 울음산이다. 궁예(?~918)가 왕건(877~ 943)에게 패한 뒤, 군대를 해산하며 이 산자락에 들어와 서럽게 울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천년 전 한 서린 남자의 울음소리는 들을 수 없지만, 가을 명성산을 오르면 다른 울음소리가 들린다. 산 잔등을 뒤덮은 억새가 저들끼리 비벼대며 우는 소리다. 가을이면 수많은 사람이 억새 우는 소리를 들으러, 억새 우는 모습을 보려 명성산을 오른다.
명성산을 오르는 코스는 다양하다. 억새 군락지를 보려면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서 출발해 비선폭포~등룡폭포를 지나는 길이 일반적이다. 억새밭을 만나기 전에도 명성산에는 곳곳에 비경이 있다. 단풍 어우러진 산정호수 산책길이 그렇고, 등산길에 만나는 폭포가 그렇다. 주차장에서 약 1시간30분 걸어 8부 능선에 이르면 억새밭이 펼쳐진다.
시야가 탁 트인 능선에 서면 파란 하늘과 새하얀 억새 융단이 조화를 이룬다. 억새만 구경해도 좋지만 등산객 대부분이 30분쯤 더 걸어 삼각봉(901m)까지 다녀온다. 삼각봉 가는 길 팔각정 옆에 빨간 우체통이 있다.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다.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지난 12일 막을 내렸지만 억새꽃은 11월에도 볼 수 있다. 오히려 인파가 적어 차분하게 억새밭을 거닐 수 있다. 11월 초까지는 단풍도 남아 있어 단풍과 억새가 자아내는 색의 향연도 감상할 수 있다. 포천시청 산림녹지과 031-538-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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