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유명 억새 산행지 4곳 소개
가을 정취 물씬 억새꽃
구슬퍼라~ 억새소리
눈부셔라~ 은빛물결
볼품 없은 터에 억세게 살아남아 …
새하얀 융단을 깔았네요~
억새꽃이 왔습니다. 가을이 피었습니다. 만물이 색(色)의 잔치를 벌이는 계절, 가장 눈부신 장면을 빚는 건 억새의 몫입니다. 그러니 서둘러 억새밭으로 향할 일입니다. 겨울이 가을을 밀쳐내면 억새의 춤사위는 끝날 테니까요.
억새밭이라 쓰고 보니 조금 어색합니다. 서울 하늘공원처럼 인간이 조성한 군락지도 있지만, 대부분의 억새는 저절로 자라납니다. 논밭의 가장자리, 야산의 비탈, 화전민이 불태운 산등성이처럼 버려지고 볼 품 없는 터에 억새는 자리를 잡습니다.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반듯하게 줄기를 곧추세웁니다. 이렇게 억세게 사는 게 억새의 운명입니다
.억새는 의외로 쓸모가 많습니다. 예부터 줄기와 뿌리는 다려 약재로 마셨습니다. 줄기와 잎은 초가 지붕에 얹었고, 지금도 가축 사료로 쓰입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연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하나 억새가 고마운 건, 가을 한철 찬란한 군무를 선사해서일 겁니다
.억새꽃은 9월에 피어 11월에 집니다. 억새꽃은 여느 꽃과 다르게 생겼습니다. 흰 꽃 수십 송이가 줄기 끝에 달려 있고, 보들보들한 잔털이 꽃을 뒤덮고 있습니다. 한 송이보다는, 무리지어 일렁일 때 훨씬 눈부십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산등성이 억새만큼 화려한 장면도 없습니다. 이 가을
과 함께 억새 산행 한 번 떠나시지요. 산자락을 하염없이 뒤덮은 억새가 너울춤을 추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억새 산행은 단풍 산행보다 느긋하다. 단풍은 얼른 지고 마는데, 억새는 가을 내내 장관을 이루어서다. 억새 중에서 성질 급한 녀석은 9월부터 흰 머리를 풀어 헤치지만 대부분은 10월 중순이 지나야 하얀 꽃을 피운다.
이때부터 11월 초까지 억새는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환히 빛나는 시기를 보낸다. 이 전국의 유명 억새 산행지 4곳을 소개한다. 억새 명소 대부분이 산 정상부에 있다. 고단해도 감내해야 한다.
화전민의 터전 정선 민둥산
민둥산은 8부 능선부터 정상까지 억새로 뒤덮여 있다. 1970년대까지 화전민이 터잡고 살았던 바로 그 자리다.
수도권의 억새 명산 포천 명성산
경기도 포천 명성산(922m)은 억새로 명성이 높은 산이다. 억새 군락지 규모는 19만8000㎡로, 다른 억새 산에 비해 작은 편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가깝고 산정호수를 품고 있어 가을이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억새 산행 1번지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는 경북 경주시·청도군과 경남 밀양시·양산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등에 걸쳐 있는 산악지대를 일컫는 말이다. 처음에는 산악인의 용어였다. 신불산(1159m)·영축산(1081m) 등 해발 1000m 이상 산 7개가 이루는 일대 지형이 유럽의 알프스만큼 아름답다며 부르던 산악인의 은어가 언제부터인가 이름처럼 굳어졌다.
다도해 위로 억새 물결 장흥 천관산
천관산 정상 부위 억새밭은 자연스레 생겨났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으로 인해 나무가 자라지 못한 탓일 듯싶다(장흥군청 엄길섭 주무관). 그렇다고 천관산 정상이 평평하지는 않다. 기암괴석이 삐죽삐죽 솟아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천관산은 지리산(1915m)·내장산(763m)·월출산(809m)·내변산(510m)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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