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감상
겨울바다
김남조
연말이 다가올 무렵이면 문득 겨울 바다로 떠나가고 싶습니다. 육지의 끝이면서 바다가 시작되는 경계선, 겨울 바닷가를 거닐면서 묵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번 세밑의 번잡한 일상사를 떨쳐 버리고 겨울 바다로 시의 여행을 떠나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
― 김남조「겨울 바다」 |
어쩌면 이러한 대립과 화해란 ‘새들은 죽고 없었네/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와 같은 부정의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 ‘허무의/불/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와 같은 격심한 갈등을 겪고, 마침내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시간……/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처럼 깨달음 또는 긍정의 모티브를 마련해 가게 되는 모습이라고 할 겁니다.
바로 이 점에서 이 시는 겨울이라는 묵은해와 새해의 교차점에서 또 바닷가라는 공간적 경계선에서 삶의 거듭 태어남 또는 사랑의 거듭남을 「겨울 바다」라고 하는 부활의 동굴, 또는 無의 통과 과정을 통해서 성취해 가게 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어디 가까운 바닷가라도 가서 묵은 한 해를 털어 버리고 새해맞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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