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최갑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11월-최갑수 (11월의 시) 명시감상 가을의 시 11월의 시 11월 최갑수 시인(1973~)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앉아 오래 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11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닳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리고 그 밖의 소리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11월의 그 햇빛들이 머물렀던 자리 11월의 바람은 또 불어와 시 몇 편을 슬렁슬렁 읽어 내리고는 슬그머니 뒤돌아서 간다 그 동안의 나는 누군가가 덮어두었던 오래된 시집 바람도 읽다 만 사랑에 관한 그렇고 그런 서너 줄 시구 같은 아니었을까 길을 걷다 무심코 주워보는 낙엽처럼 삶에 관한 기타 등등이 아니었을까. 시집을 덮고 고개를 들면 더 이상 그리워할 일도 사랑할 일도 한 점 남아 있지 않..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