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서린 명시감상 111월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11월-이서린 (명시감상) 명시감상 11월 이서린 낙엽처럼 불면이 쌓이는 날이 많아졌다 종종 새벽녘에 비가 흩뿌리는 날 생각보다 오래 살았다는 느낌에 유서 같은 일기를 두서없이 쓰기도 한다 가끔 안주도 없이 술을 털어 넣듯 마시다 미친 듯이 밤길을 휘적휘적 걷다가 한 사람 안에 웃고 있는 또 한 사람을 생각하다 모든 걸 게워내듯 오래오래 울기도 하는 아침이면 퉁퉁 부은 눈으로 식구들의 밥을 차리고 빨개진 눈으로 배웅을 하고 꾸역꾸역 혼자 밥 먹는, 이 슬픈 식욕 그래도 검은 커피를 위로 삼아 마당에 빨래를 넌다 조금씩 말라가는 손목은 얇은 햇빛에 맡기고 흐르는 구름을 보다 눈을 감으면 툭, 떨어지는 감나무 잎 세상은 저렇게 떠나야 하는 것 조만간 가야 할 때를 살펴야 하는 것 길어지는 그림자를 보며 지는 해는 왜 붉은가 생각하다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