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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맛집

신촌명물 연남서서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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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객들의 명소가 된 연남서서갈비


부쩍 선선해진 가을 날씨임에도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더운 열기가 훅 끼친다. 매캐하면서도 미각을 자극하는 고기냄새가 매장 안을 가득 채운다. 끼니때가 훌쩍 지난 2시경, 매장에는 젊은 여성들 몇몇이 연신 땀을 닦아내며 고기를 굽고 있다. 꼬깃꼬깃 지도를 뽑아 어렵사리 찾아온 일본 관광객 테이블도 두 곳이나 됐다.


고기 굽는 모양새는 조금 서툴지만 테이블 곳곳을 둘러봐주는 직원 덕택에 적당히 잘 익은 고기를 한입 물고 연신 ‘오이시이(맛있다)’를 외친다. 이들은 투박한 드럼통의 연탄불과 소박하고 평범한 매장을 연신 사진기에 담기 바쁘다.


간판을 건 것이 45년 전이고, 이보다 앞서 이름도 없이 길거리의 천막 하나로 시작한 것이 어느새 58년째. 6·25전쟁 이후 노동자들의 목을 축여줬던 대폿집이 6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신촌의 젊은이들의 명소로, 해외 여행객들이 한국에 오면 꼭 들러봐야 하는 곳으로 탈바꿈 했다.


젊은층이 연남서식당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쯤이다. 한 지역에서만 60여 년을 운영해온 만큼 든든한 단골고객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지만, 지금처럼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국내외 미디어에 소개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서서먹는 갈비’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화제가 됐고 특히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와 집약된 맛의 노하우가 연남서식당을 지역의 맛집에서 전국구 맛집, 그리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맛집으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가슴 아픈 역사가 담긴 60년 이야기


요즘 젊은층에게 연남서식당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콘셉트의 맛있는 갈빗집으로 통한다. 갈비를 서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몇 인분 개념이 아닌 1, 2대로 판매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하지만 마포구 노고산동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연남서식당은 1953년 남북전쟁 당시 휴전 후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노동자들의 짧은 쉼터가 되던 대폿집으로 시작한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나라의 아픔은 개인의 아픔으로도 이어졌다. 이대현 대표가 10살 때, 전쟁통으로 아내와 두딸을 잃은 이대표의 아버지는 남은 두 아들을 데리고 생계를 위해 술을 팔기 시작했다. 대충 만든 천막 아래서 돼지고기를 구워내고 김치를 안주로 대포를 팔았다. 당시 노동자들이 급하게 고기를 먹다보니 의자 놓을 자리도, 의자를 놓을 필요도 없었다. 자연히 서서먹는 분위기가 됐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서서갈비’다.



 

 

 

 

네비 주소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109-69

전화: 02-716-2520

 

 

 

 

 

 

 

 

 

강한 화력의 연탄불에서 나오는 깊은 맛


매캐한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 나와 여름이고 겨울이고 온 매장을 활짝 열어놓을 수밖에 없는 이곳은 사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의 고객들에게는 철저히 ‘불편한 곳’ 일수도 있다. ‘이색적이고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것도 한 두번일 터.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고객들이 연남서식당을 지속적으로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곳만의 독특한 맛 때문이다.


이곳은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기를 미리 재우지 않고 그날 아침에 팔 것만 양념장에 재워둔다. 당일 재워둔 것만 판매하기 때문에 어떤 날은 8시에 장사를 마감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메뉴도 소갈비 단품메뉴. 찬도 풋고추, 마늘, 고추장, 간장양념장이 전부다. , 마늘, 통깨, 참기름, 후추 등이 들어간 간장양념장은 단출해 보이지만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음식 맛은 찾아오는 고객이 입증한다쟎아요~

 

연남서서갈비의 영업시간은 점심 12시부터다. 얼마 되지 않아 손님들이 가게 안으로 꽉 들어찼고 줄까지 길게 늘어선다. 서서먹는 덕분에 줄은 빨리 빠지는 편이다

 

 

 

 

 

연남서서갈비엔 상추는커녕 김치나 밥, 된장찌개도 없다. 오직 갈비에만 주력하고 있다. 애피타이저용 고추와 고추장, 간장이 전부다. 정말 김치와 밥이 먹고 싶다면 가게 바로 옆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사와서 먹어도 된다. 어떤 가족은 아예 밥과 김치를 통에 싸와서 펼쳐 놓고 먹는다.

 

 

 

대파가 들어간 간장양념 소스에 절여진 갈비

 

 

맛있는 고추와 고추장

 

간장 양념이 살짝 밴 갈비를 연탄불에 구워 먹는다, 서서. 갈비계의 대명사로 굳어진 서서갈비를 먹는 방법이다. 손님들은 드럼통을 개조해 만든 테이블에 둘러 서서 갈비가 익기만을 기다린다. 편히 앉아서 담소를 나눌 수도 없어 애피타이저로 나온 고추만 오물거릴 뿐이다. 신촌에서 63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남서서갈비의 연탄불들은 몇 십 년째 꺼지지도 않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해준 고객 위해 전통 유지할 것


이대현 대표는 최근 전에 없던 새로운 열정이 생겼다. 고생이기만 했던 지난시절이 고스란히 투영돼있어 언제라도 미련 없이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식당이었지만 최근에는 전통을 지켜야 하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다고. 이 바탕에는 무엇보다 연남서식당을 꾸준히 찾아주고 사랑해주는 고객들에 대한 고마움이 깔려있다.
장사를 하면서 단 한 번도 뭔가를 욕심내본 적이 없어요. 늘 하던 대로 정직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부터 연남서식당을 자신의 매장처럼 생각해주는 고객들에게 고마움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이 좀 힘들더라도 이분들을 쉽게 저버리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보류해두었던 후계자에 대한 고민을 보다 구체적으로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그전까지는 늘 해왔던 것처럼 여전히 제가 양념을 하고 바닥도 청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갈빗집 아닌 대폿집이에요”


“예나 지금이나 그냥 대폿집이야. 술장사 하려고 갈비도 맛있게 만들기 시작한거고. 별것도 없는데 너무 거창한건 싫어요. 나는.
단지 먹고살기 위한 생계수단으로 시작했던 ‘술장사’가 이제는 놓을 수 없는 ‘업(
)’이 됐다. 이를 통해 큰 돈을 벌었고 하고 싶은 기부도 마음 편히 할 수 있게 됐지만 대표에게 여전히 연남서식당은 특별할 것 없는 그냥 평범한 식당이다.
그의 평범함은 ‘대충’과는 또 다르다. 6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직접 갈비를 양념에 재우고 바닥을 청소한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윤기를 내기 위해 물엿을 쓰느니, 우수한 품질의 쇠고기를 제공해 본연의 맛을 살리는 식이다.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맛이 똑같다고 하는데, 사실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조금씩 바꿨지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오면서 조금 더 달큰해졌고, 다들 ‘웰빙, 웰빙’ 하길래 좀 덜 짜게 내놓기도 하고요. 변함없다 말씀해주시는 건 그만큼 우리매장을 사랑해주기 때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