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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

가을노트-문정희 (명시감상) 명시감상 9월의 시 가을노트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을 조금만 거느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난 빈 들녁 고즈넉한 볏단 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 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더보기
여름일기-이해인 8월의 시 여름 일기/이해인 사람들은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가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더보기
싸리-배숙주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수장작) 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수장작 싸리 배숙주 늦은 봄 무리진 하얀 빛들 행주치마 두른 어머니 같아 푹 안기니 울먹이던 싸리꽃 밥알처럼 흩어진다 기다림으로 해진 꽃잎 가만히 만지면 괜챦다 붙잡던 손길 언제까지나 피는 꽃인 줄 알았는데 사월을 더듬어 본다 점자를 읽듯 꽃눈을 짚어가며 언제까지나 피는 꽃인 줄 알았는데 사월을 더듬어 본다 점자를 읽듯 꽃눈을 짚어가며 .................. 행복은 돈이 되는 것일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