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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

6월의 빛-공원의자에 앉아 (김정호 시인) 6월의 시 6월의 빛 - 공원의자에 앉아 밤새 바람이 머문 자리 관절염 앓은 노부부 허기진 생의 끝머리에 앉아 가랑잎으로 옷깃을 깁는다 초록 이파리 사이로 훔쳐본 하늘 빛은 먼 곳에서 왔다가 햇살로 산화되어 중중모리 장단으로 너울거리다 뱀 비늘 같은 나뭇잎 아름아름 불질러 놓고 휘모리장단 되어 밀려가자 담장을 기어오르는 놀란 넝쿨장미 일제히 횃불 켜든다 (김정호·시인) 더보기
청시-김달진 시인 6월의 시 청시 유월의 꿈이 빛나는 작은 뜰을 이제 미풍이 지나간 뒤 감나무 가지가 흔들리우고 살찐 암록색(暗綠色) 잎새 속으로 보이는 열매는 아직 푸르다. (김달진·시인, 1907-1989) 더보기
6월의 동요-고재종 시인 6월의 시 6월의 童謠 6월은 모내는 달, 모를 다 내면 개구리 떼가 대지를 장악해버려 함부로는 들 건너지 못한다네 정글도록 땀방울 떨구어서는 청천하늘에 별톨밭 일군 사람만 그 빛살로 길 밝혀 건넌다네 심어논 어린 모들의 박수 받으며 치자꽃의 향그런 갈채 받으며 사람 귀한 마을로 돌아간다네 (고재종·시인, 1959-) 더보기
6월이 오면-로버트 브리지스 영국 시인 6월의 시 6월이 오면 6월이 오면 향기로운 풀섶에 그대와 함께 앉아 있으리 솔바람 부는 하늘에 흰 구름이 지어놓은 눈부신 궁전을 바라보리 그대 노래 부르고 난 노래를 짓고 온종일 달콤하게 지내리 풀섶 위 우리들의 보금자리에 누워 오, 인생은 즐거워라! 6월이 오면 (로버트 브리지스·영국 시인, 1844-1930) 더보기
6월-이외수 (6월의 시) 6월의 시 6월 바람 부는 날은 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이외수·소설가, 1946-) 더보기
6월엔 내가-이해인 수녀 시인 6월의 시 6월엔 내가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