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좋은 시
길위에 서면-이정하 (좋은 시 감상)
호롱불촌장
2015. 3. 21. 09:18
좋은 시 감상
길위에 서면
이정하
길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