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좋은 시
선운사에서-최영미 (명시감상)
호롱불촌장
2014. 9. 29. 22:27
명시감상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