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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길위에 서면-이정하 (좋은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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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감상

 

길위에 서면

 

이정하

 

길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서 있는가
왜 손 한번 따스하게 잡아주지 않는가 

 

길을 간다는 것은
확신도 없이 혼자서 길을 간다는 것은
늘 쓸쓸하고도 눈물겨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