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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봄비-김용택 시인 (좋은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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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어제는 하루종일 쉬지도 않고
고운 봄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막 돋아나는 풀잎 끝에 가 닿는 빗방울들
,
풀잎들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가만가만

파랗게 자라고

나는 당신의 살결같이 고운 빗줄기 곁을

조용조용 지나다녔습니다

이 세상에 맺힌 것들이 다 풀어지고

이 세상에 메마른 것들이 다 젖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는

내 마음이 환한 하루였습니다. 어제는 정말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고운 당신이 하얀 맨발로

하루종일 지구 위를

가만가만 돌아다니고

내 마음에도 하루종일 풀잎들이 소리도 없이 자랐답니다. 정말이지


어제는

옥색 실같이 가는 봄비가 하루 종일 가만가만 내린

아름다운 봄날이었습니다
.
(
김용택·시인,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