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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봄이 오는 쪽-홍수희 시인 (좋은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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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쪽

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차가운 얼음장 밑
실핏줄처럼 가느란 물소리
따사로운 소리 돌돌돌 흐르는 물소리
귀기울일수록 힘세어지는 소리
알아듣는 가슴속에서
저 겨울산의 무거운 침묵 속
벼랑과 벼랑 사이
숨었다 피어나리
저 겨울벌판의 얼어붙은 땅 위에
납작 엎드렸다 피어나리
피어나 노래하리
은방울꽃, 애기나리, 노랑무늬붓꽃,
회리바람꽃, 지느러미 엉겅퀴,
땅비싸리, 반디지치, 숲바람꽃,
그리고 베고니아 베고니아
울어울어 마음에 가슴에
푸른 멍 붉은 멍들었을지라도
눈앞 코앞 하루 앞이 우울할지라도
계절이야 끊임없이 갈마드는 것
흥함도 쇠함도 갈마드는 것
이 모두도 지나가리니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봄을 버리지 않는 마음속에서
외따로 멀리도 바라다보는 눈
속에서
(
홍수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