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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시인

 

 

 

 

 

 

 

이해인 시인

 

 

 

민들레의 영토

http://cafe.daum.net/dandelion/

 

 

인터넷 검색창에 ‘이해인(사진) 수녀’를 입력하면 세 개의 사이트가 검색된다. 팬카페, 출판사 샘터에서 만든 수녀 소개 사이트, 강원도 양구에 있는 수녀의 문학관 사이트다. 팬카페 회원 수는 5400여 명. 수녀의 인기가 짐작된다.

 이들 사이트가 부산할 것 같다. 이해인 수녀가 새 시집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마음산책)을 내서다. 2008년 암 발병 후 두 번째 ‘투병 시집’이자 자신의 칠순(1945년생)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입회 50주년을 겸사겸사 기념하는 시집이다
.

 그래선지 시집은 결산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대목이 많다. 제목부터가 그렇다. 수녀는 76년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바치겠다는 종신서원을 했다. 공교롭게 같은 해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가톨릭출판사)를 내며 시인임을 세상에 알렸다. 이번 시집 ‘시인의 말’에서 수녀는 “필 때도 질 때도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처럼 한결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봄의 민들레처럼 작고 여린 모습의 수련생이 오랜 시간이 지나 인내의 소금을 먹고 하늘을 바라보는 한 송이 동백꽃이 된 것 같다”고도 했다
.

 시집에는 신작시 100편과 2011년부터 최근까지 쓴 짧은 일기글 100편이 실려 있다. 지난해 3 26일 일기에서는 “시 전집 총 목차를 대충 세어보니 시가 9001000편 사이 되는 것 같았다. 지난 30여 년간 퍽도 많은 노래들을 가슴속에서 뽑아낸 나”라고 썼다
.

 수녀의 시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비결은 뭘까. 절대자에 대한 순명(
順命)을 기약하는 간절하고 경건한 모습에서 엄혹한 세상을 살아갈 힘 한줌씩을 얻었기 때문 아닐까.

 세월과 병마의 무게가 작지 않았겠지만 뜻밖에도 이번 시집에는 한결 여유로워진 수녀의 내면을 보여주는 시편이 많다. 어린 아이처럼 순박한 수녀의 얼굴이 보인다
.

 ‘가을이 하는 말을 나는 다 알아들을 수 있을까. 저 푸른 하늘이 나에게 하는 말을 나는 생전에 다 들을 수 있는 것일까. 이 가을은 나에게 너무도 맑고, 깊고, 높고, 넓다.
올해 10 26일 일기다.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칠순 수녀의 산문이다. (출처: 중앙일보 2014.11.26 신준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