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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좋은 시

선운사에서-최영미 (명시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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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시감상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